한공회 “공인회계사법령과 회칙에 근거해 관련 징계절차 충실히 이행”
◆…사진=교보생명 제공
이는 한공회가 교보생명 풋옵션(주식을 특정가격에 팔 권리) 가치 평가 과정에서 부적절한 공모를 통해 주식가치를 부풀린 혐의를 받는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의 위법 혐의에 대해 ‘조치 없음’ 의견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2월 검찰은 안진 소속 회계사 3명과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명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기소 건과 관련해 교보생명은 안진회계사들이 ‘독립성’과 ‘신의성실’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 회계사회 회칙과 윤리규정 등을 위반했다며 징계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한공회에 제출했다.
교보생명은 “당시 한공회는 법원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 민원을 접수, 처리할 수 없다며 소송이 종료된 후 증빙자료를 첨부해 다시 민원을 제기하라고 통보했다”면서 “그러나 한공회는 이후 자료 요청이나 추가 검토 없이 지난해 9월 일방적으로 ‘조치 없음’으로 의견을 내버렸다”고 주장했다.
교보생명은 같은 해 11월 회계사회에 조사를 성실히 해달라는 취지의 재진성서를 제출했지만 한공회는 12월의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재조사를 거부했다. 교보생명은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관계자들 사이에 주고받은 문서가 244건 이상 있음에도 이를 공모행위가 아닌 통상적 업무 협의로 봤다”고 지적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어피니티와 안진이 결국 소송으로 갈 확률이 높으니 가능한 유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과 값을 높이자고 공모한 내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니티와 안진 측은 이메일 뿐 아니라 1~3차 보고서 초안은 물론 바탕이 되는 엑셀 파일까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어피니티는 안진 측에 이메일을 보내 가치평가방법 등의 수정을 지시했고 그 결과 교보생명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은 시장가치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한공회의 부실 징계 정황은 최근 진행된 재판과정에서도 드러났다는 게 교보생명 측의 주장이다. 지난 9월 열린 4차 공판에서 검찰은 한공회 판단을 주도한 심의위원 A가 어피니티와 안진의 공모정황이 담긴 이메일 증거자료를 본 적이 있는지 물었지만 그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검찰 측은 “증인은 투자자와 회계사간의 업무협의가 통상적인 협의에 해당된다는 취지의 결정사항 통지는 자신이 작성한 것이 아니고 누군가가 직접 써놓은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며 “한공회의 징계 절차와 결정이 원칙을 준수하지 않고 졸속으로 부실하게 진행된 것은 물론 누군가에 의해 떠밀려서 의도된 방향대로 진행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마저 든다”고 짚었다.
이어 “해당 증인은 삼덕회계법인 회계사에도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윤리위에 회부했으나 견책이 이뤄졌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건으로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진정건이 접수된 관계로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공회는 1일 해명자료를 내고 “이 사건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윤조심위와 윤리위에서 각각 수 차례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조치 없음’으로 종결된(2021.9.28.) 사안”이라며 “한공회는 공인회계사법령과 회칙에 근거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 사건 관련 징계절차를 충실히 이행했으며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위원회의 조사·심의·의결 등을 거쳐 적법하게 직무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