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반도체 제재에 맞서 '1430억달러' 통 큰 투자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맞서기 위해 1430억달러(185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지원법을 준비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5년에 걸쳐 보조금 또는 세액공제 방식으로 자국 반도체 생산과 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는 반도체 자급자족과 미국의 기술발전 방해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산업 분석가들은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산업 미래가 달린 반도체에 중국 당국이 직접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의 소식통은 "(해당 지원법이) 이르면 내년 1분기에 시행될 것"이라며 "대다수 재정지원이 주로 반도체 제조공장 건립 또는 자국 기업의 반도체 장비 구매에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0월 7일 중국 내 반도체 제조기업에 대한 자국산 첨단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 및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수출 등을 제한하는 포괄적인 통제 규정을 발표했다.

지난 8월, 미국은 240억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 세액 공제뿐만 아니라 반도체 생산과 연구에 527억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 주도의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에 원칙적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소식통은 "이번 지원법을 통해 중국 반도체 기업이 제조와 조립, 패키징, 연구개발 분야에 있어 확장 또는 현대화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중국 당국이 반도체 산업에 대한 특별 세금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러 중국 기업이 반도체 지원법의 혜택을 얻을 전망이다.

소식통은 반도체 장비기업인 북방화창(NAURA)와 선양신위안(Kingsemi) 등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인터내셔널 반도체(SMIC)와 화훙반도체의 주가가 각각 8%, 17% 상승했다.

중국은 지난 12일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으로 "중국은 우려를 해결하고 정당한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WTO 틀 내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미국의 규제가) 세계 공급망의 안정성을 해쳤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장비기업은 지난 20년 동안 시장을 주도한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 기업과 경쟁력 측면에서 큰 격차가 있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발전된 기술을 가진 북방화창은 현재 28나노미터(nm) 수준만 양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