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명단에는 이미 예상한 YMTC와 SMEE(Shanghai Micro Electronics Equipment) 등 36개 기업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 기업 중 21개 기업은 중국군 인공지능 기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특히 반도체 제조사 YMTC와 장비 제조업체 SMEE는 지난 2019년 5월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에 내린 규제와 동일한 상무부의 엔티티 리스트(블랙리스트, 미국의 안보 또는 대외정책 이해에 반하는 기업)에 추가함으로써 미국 기업은 허가 없어 어떤 부품이나 제품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는 미국 정책입안자들의 행태를 볼 때 사실상 수출 허가를 받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하이테크 칩 기술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치와 관련, 상무부 산업 및 보안 담당 차관 앨런 에스테베즈(Alan Estevez)는 “군사 현대화와 인권유린을 위해 인공지능, 첨단 컴퓨팅, 기타 상업적 목적으로 기술을 활용하려는 중국의 능력을 심각하게 제한함으로써 미국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와의 잔인한 전쟁을 위해 필요한 품목과 기술 및 기타 재료를 획득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이 있었음을 감지, 이를 제한하려는 우리 노력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상무부는 성명에서 새로 리스트에 포함된 36개 기업 중 21개 회사가 중국군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7개 회사는 극초음속 비행체, 극초음속 무기, 탄도미사일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여되어 있음을 증명할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의 중심에 있는 YMTC와 SMEE는 미국 규제의 핵심으로 중국 반도체 독립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상하이 마이크로는 컴퓨터, 소비재 및 방산무기에 필수적인 프로세서 제조용 리소그래피 장비를 제조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발요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 왕 웬빈부장은 “노골적인 경제적 강압과 괴롭힘”이라며 “미국은 국가 안보의 개념을 작위적으로 확장하고 수출통제조치를 남용해 다른 나라 기업에 대한 차별적이고 부당한 대우를 하는 것은 물론 경제와 과학기술 문제를 정치화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문제는 수출 규제가 이번에 공개된 36개 기업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민주, 공화당을 가리지 않고 중국과 중국 기업에 대한 칩 수출을 국가 안보문제와 결부시키는 데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방비 지출 법안에 YMTC, SMIC, 창신 메모리(ChangXin Memory Technologies)의 칩을 구매하거나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척 슈머(Chuck Schumer)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6일 공개한 성명을 통해 “그간 YMTC, CXMT, SMIC와 같은 중국 공산당의 지원을 받는 기술 회사들로 인해 미국의 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음을 경고해 왔다”라며 “특히 YMTC는 안보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고 있으므로 군사적, 경제적 이점을 조금도 취하지 못하도록 신속한 조치를 했어야 마땅하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