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조직 개편안 발표 이후 사퇴서 제출
항우연 “조직 효율성 확보 위한 개편 불가피”
고정환 "머리만 있고 수족은 모두 잘린 상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인증모델(QM)을 발사대에 세우는 작업이 성공해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현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6.1 사진: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직 개편을 두고 누리호 발사 성공을 이끈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이에 반발해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조직 개편에 항의해 고정환 본부장은 지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고 본부장은 사퇴서를 통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조직개편을 공표해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조직이 사실상 해체됐다"며 "기존의 본부·부·팀 체계에서 부와 팀을 폐지하고 본부만 남겨 머리만 있고 수족은 모두 잘린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누리호를 개발한 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한국형발사체사업 운영관리지침에 의해 만들어진 조직으로 독립사업단 형태로 출범했다. 이후 운영관리지침 개정을 통해 독립사업단 체제가 폐지되고 항우연 내부 조직으로 개편됐다. 그러나 한국형발사체 개발 과정에 대한 전권은 그대로 유지되어 항우연 내 일종의 독립 조직처럼 운영됐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기존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내 16개 팀조직을 폐지하고 '발사체연구소'를 신설했다. 산하에는 2실·6부·2사업단을 두었다. 15일에는 최환석 항우연 부원장을 발사체연구소장에 임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누리호 개발 임무를 마무리한 한국형발사체사업본부는 과기정통부와 계약이 끝나는 내년 6월까지만 존속한다. 250여명이었던 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본부장 1명과 사무국 행정요원 5명만 남게 됐다. 기존 인원들은 발사체연구소 소속으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항우연은 차세대 발사체 개발, 누리호 고도화 사업 등 대규모 사업이 추진되면서 조직 효율성 확보를 위해 조직 개편이 이루어졌다는 설명이다. 발사체 개발 인력은 한정돼있는 만큼 최대한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반면 고 본부장은 “정부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운영관리지침’ 제3조에 규정된 연구개발조직 추진체계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런 추진체계로는 누리호 3차 발사, 산업체로의 기술 이전 등 산적한 국가적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