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최근 10년간 지급 정지된 대포통장 38만8501건
2020년부터 올해 10월 말 검거 인원 3만1429명 중 구속 408명
◆…경찰이 압수한 대포통장과 대포폰. 2021.6.28 사진:연합뉴스/강원경찰청 제공
#.지난해 11월 경기도 지역에서 지인들을 모아 396개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법인 명의로 대포통장을 개설하고, 보이스피싱 조직과 투자·물품 사기 조직 등에 판매해 100억원 상당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2019년 4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대포통장 954개를 만들어 팔았다.
‘보이스피싱’ 단속 강화로 개인 명의 대포 통장 개설이 어려워지자 유령 법인 명의로 개설된 대포 통장이 급증하면서 지난 10년간 금융사가 지급 정지한 대포통장이 39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포통장이란 명의자와 사용자가 다른 불법 통장으로 주로 금융사기나 보이스피싱, 인터넷 거래 사기 등에 이용된다. 타인 명의로 개설한 대포통장을 유통하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온라인에서 대포통장 '은어'를 조합해 검색하면 불법 명의 양도를 유도하는 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사기범죄조직들은 모집책과 관리책 등 체계적인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수사기관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개인 명의 통장보다 법인통장을 선호한다. 법인 통장의 경우 같은 대표자 명의로 여러 법인을 설립해도 각기 다른 사업자 등록 번호를 부여받아 금융 당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범죄 수법도 치밀해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이다.
18일 금융감독원과 경찰청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 등 25개 금융사가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지급 정지한 대포통장은 38만8501건이다.
개별 은행 중 지난 10년간 대포통장 지급정지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국민은행으로 7만3813건에 달했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5만5574건), 우리은행(4만8940건) 순이었다.
같은 기간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36만7151건이었으며 대포통장으로 인한 피해액은 2조985억원에 달했다.
피해액은 국민은행 이용자가 375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3577억원) △우리은행(3036억원) △새마을금고(2703억원) △기업은행(2078억원) △하나은행(1468억원) △농협은행(1424억원) △우체국(1259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피해 환급액은 5천856억원(30.31%)으로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28.61%)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대포통장 검거 현황을 보면 검거 건수는 2만7328건, 검거 인원은 3만1429명에 달했으나 이중 구속으로 이어진 사례는 전체의 1.3%인 408명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