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 16일 개정한 안보 관련 3대 문서(국가 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를 통해 사이버 사무라이가 전면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소식이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폴 칼렌더(Paul Kallender)는 일본 정부의 방위지침 개정에 따라 그간 그들에 숨어 암약해왔던 사이버 사무라이들의 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방위지침 개정을 통해 일본 내각은 감시, 예방 및 대응, 선제적 무력화를 넘어 반격의 의미를 확대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작전개념과 함께 국가 안보정책에 “능동적 사이버 방어”를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능동적”이란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자의적으로 중국과 북한은 물론 한국을 대상으로 사이버 전쟁을 벌이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에 일본 우파들은 쌍수로 환영하고 있지만, 시민사회는 온라인상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우려하고 있다.
폴 칼렌더는 아시아 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일본이 사이버 강국이란 사실은 간과되어왔지만, 방위지침 개정에 따라 전략적 영역에서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사이버 보안을 국가 안보정책의 핵심으로 옮겨 보다 중앙집중적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군사기관이 역동적 사이버 방어능력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일본 방위성에 의해 설립된 대대급 사이버 사령부에는 현재 900명이 일하고 있지만 이를 내년에는 여단급 규모인 4000명, 그리고 2027년에는 사령부 규모인 2만 명까지 늘림으로써 선제적 조치를 위한 수단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한다.
문제는 사이버 대응이 방어 작전을 위한 무력 사용 또는 무기 사용을 무력 공격으로 볼 것이냐의 여부로 이 범주에 포함된다면 방위를 넘어 공격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충분하다는 점이다.
자위대법 제74조에서 수상은 임박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자위대를 배치할 수 있도록 명령할 권한은 있지만, 디지털적 수단이 아닌 물리적 군사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돼 왔기 때문에 자위대에 능동적인 사이버 활동을 수행할 명시적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수정될 방위지침에 따라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감지되면 일본 정부는 자위대가 잠재적인 공격자의 시스템이나 서버에 침투해 예상되는 공격을 무력화하거나 심지어 반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19년 미국-일본 안보협의위원회는 사이버 공격을 상황에 따라 미-일 안보 조약 제5조에 따라 무력 공격도 가능하다는 것과 함께 사이버 방위 협력을 상호 방위 의무로 확대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2021년 3월 위원회는 협력 확대가 주요 의제임을 확인했고, 2022년 1월 회의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지상, 해상, 공중, 미사일 방어 및 전자기 영역을 통합하는 것이 합동 작전에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고 있다.
이로써 국가 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문서가 외형적으로 표창하는(반격 능력) ‘필요할 때 상대 영역에 반격’도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지만, 내부에 숨겨져 있는 사이버 사무라이들의 준동으로 야기될 한국의 안보 불안도 매우 우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