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무기화 시대'...농업에 첨단기술 입힌 '애그테크'서 해법 찾는다

애그테크...농업과 기술을 결합한 말로 IT를 농사에 적용

엔씽, IoT 기술 적용한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 선보여

그린랩스, 농민 맞춤형 정보 제공하는 플랫폼 '팜모닝' 개발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가 쓴 저서 ‘2050 거주불능 지구’에 따르면 지구의 기온이 2.5도 상승하면 가뭄 등 여러 문제가 더해지면서 세계적인 식량 부족 사태가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열대지역은 곡물을 재배하기에 기온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먹거리가 무기가 되면서 식량생산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해 9월 '2021 기후변화 리스크 평가' 보고서에서 “글로벌 수요를 맞추려면 2050년까지 농업의 식량 생산량을 거의 50%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감축하지 않으면 수확량이 3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식량 문제가 전 세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식량 위기의 대안으로 애그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이유는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애그테크는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된 말로 정보기술(IT)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것을 말한다. 애그테크는 흙과 햇빛이 없어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파종부터 수확·유통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ICT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글로벌 투자기관의 농업 분야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투자 플랫폼 애그펀더(AgFunder)에 따르면 애그테크에 유입된 금액은 2019년 221억달러(약 30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517억달러(약 68조6000억원)로 두배가 넘게 늘었다.

국내에서도 애그테크 시장의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2019)의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의 따르면, 국내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2조5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약 6.7%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기업·중견기업들이 애그테크 개발에 관심을 가지면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 2월 대동그룹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와 손잡고 합작사인 대동애그테크를 설립해 농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정밀농업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마켓컬리의 운영사 컬리는 올 4월 농업 분야 스타트업 '록야'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컬리는 록야의 스마트팜 등 애그테크 기술을 활용해 신선식품의 품질 관리 수준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비슷한 기간 롯데슈퍼는 대기업 유통사 최초로 스마트팜 브랜드 '내일농장'을 론칭했다.

올 10월에는 농협중앙회,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농협캐피탈이 모여 ‘NH애그테크 상생혁신펀드’를 조성했다. 530억원을 투자해 농업 디지털화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1·2호 투자기업으로 농산물 자동선별 시스템 개발업체인 '에이오팜'과 자율주행기술·데이터기반 서비스 플랫폼 운영업체인 '긴트'가 선정됐다.
 
스타트업 엔씽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을 선보였다. 수직농장은 아파트처럼 층층이 쌓아 올려 좁은 실내에서 대거 농작물을 재배하는 시설이다. 컨테이너 수직농장은 기존 농지의 1%의 토지로 채소 생산이 가능하며, 물 사용량도 98% 이상 절감하고 있어 식물 재배가 어려운 아랍에미리트(UAE)에 농장 운영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만나CEA는 '아쿠아포닉스' 농법을 활용한 스마트팜 IoT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아쿠아포닉스 농법은 물고기의 배설물을 영양분으로 삼아 식물을 재배하는 친환경적 재배방법이다. 만나CEA는 지난 2019년에 물부족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에 소규모 수직농장 시스템을 수출해 현지에서 좋은 받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