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아파트 35만가구 입주…인천·대구 20여년만 최다

2년째 입주물량 증가…경기 최다집중
"물량 多지역서 역전세 확대 가능성"

내년 전국에서 아파트 약 35만가구가 새 주인을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째 입주물량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천과 대구의 경우 20여년 만에 최다 공급량을 보였다. 올해 금리인상과 규제 등의 영향에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역전세 확대 등에 대한 전망도 제기된다.

부동산R114는 2023년 전국 554개 단지, 35만 2031가구(임대포함 전체 가구수)의 아파트에서 집들이가 시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7일 밝혔다. 내년 입주물량은 상반기 17만 4369가구, 하반기 17만 7662가구로 비교적 고른 모습으로 지난해 28만 6447가구, 올해 33만 2560가구 등에 이어 최근 2년 연속 물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권역별로 수도권에 17만 9803가구, 지방에 17만 2228가구의 입주가 예정됐고 시도별 입주물량의 경우 경기가 10만 9090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집중됐다. 이어 인천 4만 4984가구, 대구 3만 6059가구, 충남 2만 6621가구, 서울 2만 5729가구, 부산 2만 4762가구, 경남 1만 5221가구, 충북 1만 2252가구, 경북 1만 1231가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수도권에 입주물량의 절반 이상이 몰렸는데 경기에 10만가구 이상 집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내년에는 화성시 1만 3643가구, 양주시 1만 1714가구, 수원시 1만 601가구, 평택시 7673가구 순으로 물량이 많다.

인천에선 올해 4만 2515가구에 이어 내년에도 4만가구 이상 집들이가 이뤄진다. 내년 물량은 2000년 조사 시작 이래 최다 수준이다. 서울은 내년 물량 중 25%(6371가구)가 강남구에 몰렸다.

부동산R114는 "인천은 구도심 정비사업 아파트와 검단신도시 입주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못하거나 전세입자를 못 구하는 등 자금조달 문제로 입주가 늦어지는 사태가 우려된다"면서 "서울의 경우 전세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 내년 2월 입주) 입주 여파로 인근 개포동과 대치동의 전셋값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에선 대구가 조사 이래 최다 물량을 기록했다. 입주아파트의 절반 이상인 1만 8900가구(52%)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다. 이 지역에서 한 해 동안 정비사업으로 1만 가구 이상 입주가 이뤄지는 것은 내년이 처음이다.

전용면적 구간별 내년 입주물량은 60㎡ 이하 12만 7656가구(36.3%), 60~85㎡ 이하 20만 2134가구(57.4%), 85㎡ 초과 2만2201가구(6.3%)로 전용 60~85㎡ 이하 구간대의 중소형 면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60㎡ 이하의 비중이 44.7%(8만 384가구)로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85㎡ 초과(5.6%, 1만 150가구)는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 전세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입주물량이 몰린 지역에서의 역전세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은 전셋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역전세 확대 가능성이 높아졌고 보증금 미반환 문제로 새 아파트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 "다만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에 대한 실거주의무 완화, 생활안정과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방안을 발표한 만큼 시행 시 미입주, 역전세 우려를 다소나마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 매매·전세 의향이 있는 수요는 신규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에서 입주 여파로 급매물 출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세 변동을 주시하면서 거래 타이밍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