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銀 지난해 10월까지 저신용자 신규 신용대출 전년 比 25%↓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3달새 60% 감소…“불법사금융 노출 위험”

최승재 의원 “저신용자 정책금융 지원방안 강구해야”

고금리 기조 상황에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의 신용대출이 급감하면서 정책금융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취약계층들이 불법사금융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의원(국민의힘·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이 6일 금융감독원을 통해 시중은행 및 인터넷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월~10월까지의 5대 시중은행(우리･국민･신한･농협･하나은행)의 저신용자 대상 신규 (신용)대출 취급액은 총 1192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 연도 같은 기간 1529억원보다 25.1% 감소했고, 계좌 수는 1만2931좌에서 9189좌로 28.9%가 줄어든 수준이다.

저신용자들이 보유한 신용대출 잔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23조3000억원에서 2022년엔 19조5000억원으로 16.1% 감소했다. 고금리 기조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인해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저신용자 기준은 NICE 신용평가 664점 이하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당국이 지난 2021년부터 인터넷은행으로 하여금 중·저신용자 중금리 대출을 적극 확대하도록 하면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이 크게 증가했지만 최근 몇 달간은 급감 모습을 보였다.

세부적으론 지난 2021년 1~10월까지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저신용자 대상 신규 대출 취급액은 260억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 동기 취급액은 1062억으로 308% 증가했다. 계좌 수 역시 2606건에서 7596건으로 191% 늘어났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는 저신용자 대상 신규대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6월부터 10월까지, 7월을 제외하고는 신규취급액과 계좌 수 모두 전월 대비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3개 인터넷은행의 신규대출 잔액의 합계를 보면 8월의 경우 전년대비 27.9%가 하락했고 9월에는 31.2%가, 10월에는 25.2%가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1월 신규취급액이 117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10월에는 68억으로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신규계좌 수 또한 같은 기간 896좌에서 416좌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저신용자 대상 신규 대출이 중단될 경우 이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게 될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저신용자들의 희망인 햇살론조차도 취급을 중단하는 저축은행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급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기댈 곳이 없는 저신용자 취약계층이 종국에는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려 고리 사채의 덫에 빠질 수 있고, 다시 정책금융을 통해 구제를 해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승재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가계부채 폭탄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 상황에서 저신용자가 뇌관이 되지 않도록 대출을 관리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당장 명재경각(命在頃刻·목숨이 끊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대출이 절실한 중·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에게는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책금융의 취지가 소외되고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해 촘촘하고 두터운 그물망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나중에는 불법사금융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