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사태 이후 투명성 제고 위한 상폐 기준 확립 필요성 제기
닥사 "필요성에는 공감... 국내 거래소 경쟁력 약화 우려도 존재"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가 코인 상장폐지 가이드라인 마련을 내부에서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원 빗썸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이준행 고팍스 대표, 김재홍 코빗 최고전략책임자, 이석우 업비트 대표가 닥사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DAXA]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가 코인 상장폐지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 당시 투명성 제고를 위해 상장폐지 기준 확립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실질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6일 김재진 DAXA 사무국장은 "거래지원(상장)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확정됐지만 상장폐지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이라며 "상장폐지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현재 단기간 내에 확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닥사는 지난해 10월부터 '거래지원 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시행해 오고 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회원사인 5개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상장 심사 시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기준들을 담고 있다.
하지만 거래지원 종료와 관련해서는 닥사 차원의 공동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이다. 상장폐지 기준은 개별 거래소의 사업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게 닥사 측 입장이다. 결국 가이드라인에 의해 5대 거래소가 공통 상폐 기준을 정립할 경우 자칫하면 이들 거래소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진 사무국장은 이와 관련해 "해외의 경우를 살펴보면 리스크가 높은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거래소가 있는 반면, 안전한 가상자산만 취급하는 거래소도 존재해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상폐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위기상황으로 판단되면 닥사 차원에서 공동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닥사에 의해 투자유의종목으로 공동 지정되어 상장폐지 혹은 유의종목 해제가 논의되고 있는 가상자산은 이날 기준 카바(KAVA)와 웨이브(WAVES) 등 2개다. 업비트와 코인원은 지난해 11월 KAVA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으며, 업비트와 빗썸은 지난해 12월 WAVE를 지정했다.
김 사무국장은 "웨이브와 카바가 지정된 것은 해당 코인이 상장된 거래소 양자에서 유의종목 기준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며 "닥사 차원의 거래지원 종료 기준이 확립되기 이전에는 자율규제 기간이라 각 회원사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설명했다.
닥사의 두 가지 관점에서 공동 대응하고 있다. 첫 번째는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장폐지 검토와 소명 절차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 결과 같은 결론이 도출되었다면 공지 일시와 사유를 공통되게 해서 투자자 혼란을 방지하는 것이다.
공동으로 자료를 받아 소명 과정을 거치지만 상장폐지 여부는 개별 거래소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동시에 유의종목으로 지정되더라도 거래소들의 결정이 상장폐지 혹은 유의종목 해제 등 2가지로 갈릴 수 있는 것이다.
김 사무국장은 이 같은 이유로 위믹스 사태 당시 거래소들의 공동 대응을 '담합'으로 보는 일각의 주장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루나·테라 사태 당시 거래소마다 상폐 시점이 달라 투자자들의 혼란이 컸다"며 "가상자산 시장을 규율하는 법이 없는 상황에서 원화마켓 거래소는 투자자보호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