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노동계 "첫 걸음" vs 재계 "중단 촉구"

노동조합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사측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개정안(노조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가결되자 노동계는 환영하고 경제단체들은 반박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노란봉투법'이 가결된 15일 논평을 내고 "노조법 2·3조 개정은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한 노조법 전면 개정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노총은 "손배가압류 문제는 무려 20년이 넘도록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사회적 과제"라며 "이 때문에 지금까지 사측의 보복성 손배가압류 폭탄으로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과 고통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노조 탄압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와중에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한참 늦었지만 이번 국회에서 부족하게나마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게 된 것은 다행이다"라며 반겼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도 약식 논평을 통해 "사용자 정의를 확대해 노조법 체계 안에서 간접·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과 권리 분쟁까지 쟁의 범위가 확대된 부분은 커다란 진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남은 국회 처리 과정에 집중하면서 미흡한 부분이 채워지는 완전한 노조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경제단체들은 '노란봉투법' 개정 중단을 요구하며 강렬히 반박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노조법 개정안은 경제와 산업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가장 시급한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경제계는 산업현장에 갈등과 불법을 부추기고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더 움츠러들게 하는 노조법 개정 추진 중단을 국회에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성명을 통해 "노조법 개정안은 산업현장 혼란을 가중시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큰 법안"이라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어렵게 하는 것은 기존 불법행위 법체계에 반함은 물론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나 근로자, 협력업체 등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도 입장문을 내고 "노동조합의 불법 쟁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조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한다"며 "이번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산업 현장에서 노동조합 불법 쟁의 행위가 더욱 늘어나 기업과 국가 경쟁력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노사관계에도 돌이킬 수 없는 파탄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5일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고용노동법안소위를 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을 가결 처리했다.

고용노동법안소위는 민주당 의원 4명, 국민의힘 의원 3명, 정의당 의원 1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됐으며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이 찬성(5명)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3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결 처리 후 정의당 환노위 이은주 의원은 "금번 노동조합법 사용자 정의 개정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수백만 간접고용노동자들이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기대했고 반대표를 던졌던 국민의힘 환노위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며 "환노위원장에게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