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높은 불확실성 고려해 동결…금리인상 기조 끝나지 않아”

“동결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사항은 물가경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이번 동결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고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배경을 설명한 자리에서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 설명에 의하면 이날 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 중 조윤제 위원은 0.25%포인트(p) 기준금리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이어 “이번 동결의 의미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게 아니라 과거처럼 상황을 보면서 추가인상을 결정하자는 것”이라며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도 1명의 금통위원은 3.5% 동결을, 다른 5명의 금통위원들은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 두자는 의견을 냈다”고 했다.

이 총재는 “경기 불확실성 커지고 경기침체를 우려해 동결했다거나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이번 동결 결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사항은 물가경로”라며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2%로 소폭 올랐지만 2월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3월부터는 올라간 유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4%대로 낮아지고 추세가 지속되면서 연말에는 3%대로 내려가는 물가경로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를 올려 긴축으로 가기보다는 그 물가경로로 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물가를 고려하지 않고 경기침체를 막겠다고 동결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며 “생각해 왔던 디스인플레이션 경로로 가고 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실현되는지 확인하고 만약 물가가 예상대로 내려오지 않으면 금리인상을 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에는 물가급등으로 매회 금리인상을 했다. 이전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시간을 두고 추가인상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서 “금일 결정은 과거로의 일반적인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정교하게 통화정책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