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53명 기자회견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 찾을 수 없어"
"강제동원 피해자의 절규 철저히 무시, 능멸"
"대일 외교 현안 협상 과정에서 한국 발목 잡는 후과 양산"
"대법원 판결 정면으로 무시한 법치의 부정"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강제동원 사죄·전범기업 배상촉구 의원 모임'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문제에 대한 정부 해법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6일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국내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에서 대신 판결금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 해법을 택한 것을 두고 "피해자 한국이 가해자 일본에게 머리를 조아린 항복 선언"이며 "대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법치의 부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전범 기업의 직접배상 이행을 촉구하는 의원 모임'의 민주당 의원 53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정부 발표는 '일본의 사죄와 전범기업의 배상없는 돈은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받지 않겠다'는 양금덕 할머니 등 강제동원 피해자의 절규를 철저히 무시하고, 능멸한 것"이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의원 모임은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해법 즉각 파기 △일본의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을 사죄로 수용한다는 결정 철회 △일제 강제동원 불법성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반헌법적 국기문란 행위 즉각 중단을 주장했다.
의원 모임은 "정부는 강제동원 문제의 최종 해법으로 일본의 사죄와 전범기업의 배상 없이 한국 기업의 재원으로 한국 재단이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3자 변제'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확정 발표했다"고 비판의 운을 뗐다.
이어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반성과 사죄가 포함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 표명을 강제동원에 대한 사죄로 수용하겠다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사죄와 전범기업의 배상이 포함되지 않은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 발표는 피해자인 한국이 가해자 일본에게 머리를 조아린 항복선언으로 한일관계 역사상 최악의 외교참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일 굴욕 외교의 나쁜 선례로 남아 향후 군함도, 사도광산, 후쿠시마 오염수 등 산적한 대일 외교 현안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으며 돌이킬 수 없는 후과를 양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3자 변제 해법은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는 찾을 수 없으며,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대책이라는 이유를 들어 철회를 주장했다.
의원 모임은 "이번 정부 발표로 더욱 오만해진 일본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 또한 전무하다"며 "또 강제동원을 특정해서 사죄한 적 없는 일본의 과거 담화 계승으로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의 사죄를 대신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함으로써 윤석열 정권의 참담한 역사 인식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3자 변제 해법은 '일본의 한반도 지배와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 강제동원은 불법'이며 '피해자들의 위자료 청구권은 한일 청구권협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법치의 부정"이라며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 정신의 훼손이며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범기업 배상 참여 대신 '미래청년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에는 "한국 청년을 일본의 적선 대상으로 규정한 것으로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욕보이는 기만이자 물타기용 꼼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의원 모임은 "정부의 굴욕적, 매국적, 반역사적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해법 철회와 피해자가 동의하는 사죄와 배상이 포함된 정의로운 해법 마련을 위해 피해자와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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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삼전도 굴욕…대일 굴종 외교의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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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에서도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에 대해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의 치욕이자 오점" "대일 굴종 외교의 끝판왕"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결국 역사 정의를 배신하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며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짓밟는 2차 가해다. 그리고 대법원 판결과도 배치되는 폭거다. 가히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자 오점"이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이 대표는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가 됐던 위안부 졸속 협상을 타산지석으로 삼길 바란다"면서 "일본의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주려는 모든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같은 회의에서 "오늘 강제 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일본의 사과 없는 대위변제가 발표될 것 같다. 일본 전범 기업이 배상해야 될 돈을 왜 우리가 대신 물어줘야 하나"며 "이것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식의 문제가 없는 대일 굴종 외교의 끝판왕"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임선숙 최고위원도 "정부가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우리 기업을 동원해 배상하겠다는 것은 일본 식민지배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반민족적 반역사적 굴종행위"라고 규탄했다.
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은 단순한 보상 문제인 것처럼 국민을 속여서 누가 됐든 돈만 주면 되는 것처럼 역사적 의미를 폄훼하고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이 인정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받을 배상금의 성격은 일본의 불법적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 수행 과정에서 전범기업이 우리 국민에게 가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이라며 "윤 정권이 제시한 제3자 변제안은 전범기업 책임을 부정하는 일본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일본 식민지배 불법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최악의 굴종외교로 남을 강제징용 협상 대해 진정한 사과와 책임자 배상, 피해자 중심이라는 원칙에 입각해서 반드시 재협상하시기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2018년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국내 재단이 대신 판결금을 지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 재단(이하 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지원 및 피해구제의 일환으로 2018년 대법원의 3건의 확정판결 원고분들께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