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與 “합리적” vs 野 “매국”

정부가 밝힌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안에 대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설전을 벌였다.

■ 與 "제3자 변제안은 韓-日 간 미래지향적인 조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7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정부가 밝힌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방침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과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동시에 수용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방안은 지난 노무현 정부가 오랜 민관합동 논란 끝에 채택한 방안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관련 전문가들도 모두 합리적이라고 주장해 온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제3자 변제안이 모든 피해자와 유족을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세계 주요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과거에 맺은 국제협정을 깨고 국제법을 어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미 일본과 대등한 관계가 된 만큼 (한일 관계에서) 미래 지향적인 자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이라며 "한국의 이번 전향적 조치에 대해서 일본 정부와 기업도 그에 상응하는 전향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野 "가해자 사과 없이 피해자 배상… 대한민국 정부 맞나"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평화·안보대책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피해배상안은 일본에게 전쟁범죄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의 자존심을 짓밟고 피해자의 상처를 두 번 헤집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가해자인 일본은 여전히 어떤 문제도 인정할 수 없다는 오만한 태도로 일관 중"이라며 "그럼에도 정부가 새로운 사죄를 받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밝힌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맞는지 의문이 가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수십 년 동안 투쟁해 온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이다. 그들은 정부에 돈을 요청한 적이 없다"면서 "가해자의 사과도 없이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것은 불의이고 비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을 즉각 철회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마땅하다"며 "피해자의 동의와 국민의 납득이 없는 방안은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굴종이자 치욕일 것"이라고 말했다.

■ 日 강제징용 배상 '제3자 변제' 논란은?

박진 외교부장관은 지난 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 발표문'을 통해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피해구제 일환으로 2018년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시 대법원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은 총 15명이다. 이들은 일본제철·히로시마 미쓰비시 중공업·나고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등 3곳에 강제 동원된 사람들이다.

윤석열 정부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당시 일본 전범기업들의 참여를 강제하지 않은 채 민간의 자발적 기여로 재원을 마련한 후 피해자들에게 배상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