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 로이터>
20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 한국 편에서 "대한민국은 헌법적 민주 국가로, 대선과 총선은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요 인권 문제로는 명예훼손죄 적용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 제한, 정부 부패, 젠더 폭력 조사와 책임의 부재, 군내 동성애 처벌 문제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언론 및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법적으로 언론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부는 일반적으로 이 권리를 존중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 및 다른 법률 등에 대한 정부의 (유권)해석과 시행을 통해 언론 및 표현의 자유는 물론 인터넷 접근을 제한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보고서는 특히 언론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폭력과 괴롭힘(Violence and Harassment)'의 사례로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방문 당시 '비속어 논란'과 관련한 윤 대통령과 여당의 대응을 거론했다.
보고서는 윤 대통령이 당시 해당 영상을 보도한 MBC에 대해 "주요 외국 동맹과 관계를 손상시킴으로써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면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MBC를 고소하고, 방송기자협회에서는 대통령실에서 영상 공개 전 압력이 제기됐다는 성명을 냈다"고 부연했다.
이어 "11월 10일 대통령실은 '반복되는 왜곡 보도'를 이유로 MBC의 대통령 순방 전용기 탑승을 배제했다"며 이에 대해 8개 언론이 공동 성명을 통해 '언론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으로 규탄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 정부는 개인과 언론의 표현을 검열하는 데에 명예훼손법을 사용했다"며 "비정부 기구와 인권 변호사들은, 정치인과 공무원 등이 이 같은 방법으로 성희롱 사실 공개를 막거나 보복의 도구로 삼는 것에 우려를 제기한다"고 덧붙였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6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쥴리 의혹' 등을 보도한 열린공감TV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이 대표적 사례로 지목됐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와 관련해선 "정부는 집회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일부 제한을 부과한다"며, "지난해 5월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 이내 100m 집회 및 시위 금지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들이 반발한 결과 법원이 조건부 허용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기술했다.
부패 부문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특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사면한 사실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부패 스캔들에 연루됐고, 신 회장 또한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뇌물 의혹과 연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대선 당시 논란이 됐던 대장동 사건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 보고서에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서울중앙지검이 지난해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선거 자금 6억 원을 받은 혐의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기소한 것을 부패 사례로 거론했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화천대유로부터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해 11월 불구속 기소된 것도 동일한 항목에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