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선진화보다 '유로클리어' 도입이 중요
"90조원 유입 시 90bp 금리하락 효과"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는 지난해 9월 반기정기리뷰에서 한국 국채시장을 WGBI 관찰대상국으로 편입했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이달 발표되는 반기정기리뷰에서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4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보다는 이르면 올해 9월 편입이 더 유력한 시점"이라며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되지 못한 이유는 시장접근성 레벨이 2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우리 정부는 올해부터 외국인의 국채·통안채 투자에 비과세를 적용하고, 환율시장도 선진화 및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임 연구원은 "외환시장 선진화가 WGBI 편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요인이지 필수 조건은 아니다"라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유로클리어' 도입"이라고 봤다.
현재 외국인이 한국 채권시장에 투자하려면 금감원에 인적사항을 등록하고, 상임대리인 지정, 국내 직접 계좌 개설 등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
유로클리어가 예탁결제원에 국채 통합계좌를 개설하면 외국인은 개별 계좌 없이 투자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지난해 유로클리어와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올해 1월 추경호 부총리와 유로클리어 CEO의 면담을 통해 연내 실행을 준비 중이다.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될 경우 한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은 669억3000만달러(89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임 연구원은 통상 24~36개월에 걸쳐 자금이 유입되는 만큼 매월 2조5000억원에서 3조7500억원이 유입될 것으로 봤다.
그는 "정부가 '10조원의 추경이 10bp의 금리상승 효과를 낸다'고 언급한 점을 역산하면 WGBI로 90조원이 유입될 경우 금리하락 효과는 90bp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WGBI 편입이 될 경우 단기물보다는 장기물 국채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보험사와 기금의 보유 비중이 높은 채권 중 일부는 외국인도 보유하고 있다. 재정차익 거래 수요가 있는 단기물과 달리 장기물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은 중앙은행 또는 중앙정부 등 장기투자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시중에 유통물량이 적다는 점에서 WGBI 지수 편입의 수혜는 장기물이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