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외신 인터뷰서 밝힌 '공매도 연말 검토 가능' 입장 뒤집어
이복현 "신중한 방식으로 검토... 금융시장 안정시 공매도 의견 개진할 것"
"금융위 월권?... 국정운영에 중요한 사항으로 의견 안 내는 게 직무유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대구 수성구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시장 불안정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공매도 시행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연내 검토' 발언을 일주일만에 뒤집고 진화에 나선 셈이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복현 원장은 이날 대구 수성구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 간담회 후 회의에 참석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관련해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상존하는 한 신중한 방식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좋은 시절(증시 활황 재개)이 온다면 (공매도 관련해) 의견을 개진할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29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한국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조치들을 분명히 취할 것"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이 몇 달 내 해소된다면 되도록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한 발언에서 한발 물러섰다.
해당 발언 이후 '금융위 패싱·월권행위' 등 지적이 나왔다. 이 원장이 금융위 정례회의(9인) 당연직 위원이지만, 공매도 전면재개 여부는 금융위 소관이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그간 언급해온 원론적인 발언"이라고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전 협의는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원장도 지난달 30일 우리은행 '시니어플러스점' 개설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월권 논란'에 대해 "금융당국 수장들이 그간 논의해온 현안들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이 원장은 "기획재정부 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과 제가 주로 일요일마다 모여서 여러 가지 현안들을 많이 논의해왔다"며 "필요하다고 느낀바 중에 하나는 해외 투자자 내지는 신용평가사 등 국내 경제와 금융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국내 금융시장 내지는 경제 상황을 좀 더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금융당국이 좀 더 우리 국내 금융시장을 좀 더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조금 책임 있는 사람들이 알려야 되겠다는 생각들을 저희가 계속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일환으로 한은 총재도 최근 해외 언론들과 인터뷰를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저도 이제 그 일환으로 입장을 말씀드리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 원장은 '월권 논란'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적절한 의견을 안 내는 것 자체가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공매도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이슈는 국정 운영에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공매도로 인한 효과와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금감원에서는 적절한 의견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매도 전면 재개를 연말에 검토할 수 있다는 자신의 발언으로 금융시장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상위기관인 금융위와의 불협화음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금감원이 침묵하는 것은 '직무유기'라 판단, 금융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설명을 한 것이라는 해명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