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파라치 덕' 1조 더 거뒀는데…2%에게만 포상금

2022년, 1만7777건 탈세 제보 이루어져

이를 처리하며 추가 징수세액 1조 넘어

'결정적 역할' 못해…포상금 지급률은 2%

납세자가 신고를 하지 않아도 100% 적발할 수 없는 과세관청 행정력의 한계는 존재한다. 이 때문에 국민의 협조(탈세 제보)가 필수적인 경우가 허다하다. 국민의 자발적 협조가 쉬운 일이 아닌 만큼, 국민의 협조로 징세 행정이 원활하면 이루어진다면 그 대가를 지급한다. '탈세 제보 포상금' 제도를 통해서다. 이른바 '세(稅)파라치'들의 탈세 제보로 국세청이 거둔 세금이 한 해 1조원이 넘는데, 포상금 지급기준이 엄격하다 보니 실제 포상금을 받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세파라치의 98%는 한 푼도 못 받았다.
탈세 제보로 거둬들인 세금은 늘고 있다. 작년 1만9903건의 제보자료를 처리(과세활용·누적관리 포함)하면서, 국세청이 추징한 세금은 1조466억원에 달한다. 2021년(1조222억원)과 비교해서 약 244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전체 탈세 제보의 77% 가량이 세무조사나 현장확인 등 과세에 활용되고 있단 소리다.

대기업·자산가가 몰려있는 서울지방국세청에 탈세 제보가 5110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지방국세청(3883건)·중부지방국세청(3781건)·인천지방국세청(2254건)·대전지방국세청(1569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탈세 제보로 서울청이 추가 징수한 세액은 7227억원으로, 전체의 69%에 이르렀다. 납세자별로는 개인(3294억원)보다 법인(7171억원)에서 추징된 세액이 2배 더 많았다.

탈세 제보를 했더라도 극히 일부만 포상금을 받았다. 포상금 지급 건수는 2022년 372건으로, 1년 전(392건)보다 20건 줄었다. 전체 제보 건수(1만7777건) 중 포상금 지급 비중은 2.09%에 그쳤다. 제보를 과세에 활용(처리건수·1만9903건)한 부분과 비교하면, 포상금 지급률은 1.8%까지 떨어진다.

현행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국세청장은 탈루자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거나 탈세를 신고·제보한 사람에게 탈루 세액의 5~20%를 포상금(최대 40억원 한도)으로 지급할 수 있다. 단, 제보(자료)가 추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자료에는 거래처, 품목, 수량, 금액 등 구체적인 사실이 기재되어야 한다. 여기에 장부, 회계부정 정보, 투기 거래정보 등이 담긴 자료를 제공했을 때다. 결정적 자료를 줬더라도 탈루 세액이 5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포상금을 받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탈세 제보 관련한 제도 활성화를 위해 포상금 지급기준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