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농협은행 외 시중은행 현장 방문
"농협도 상생노력 중...회장, 행장과 긴밀히 소통해"
"과도한 가계 구조조정 시 사회적 불안 우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감원 제공]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대면 생체인증 활성화 정책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지난 2월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부산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을 거쳐 이달 4일 대구은행까지 시중은행 현장 방문 행보를 펼쳤다.
이 원장은 "금융기관과 함께 하는 행사는 사실 고령층 전용 점포를 개설한다든가 하는 기회에 함께 자리하자는 논의가 돼서 한 것이지, 저희가 어떤 방향으로 해달라고 부탁해서 생긴 이벤트가 아니다"라며 "농협의 경우 농민과 조합원을 위해 다양한 상생 노력을 하고 있는 걸로 안다. 겉으로 보이는 이벤트나 행사가 없었을 뿐이지 회장, 행장과도 비공식적으로 만나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보험 등 다른 업권에서도 경영진이 금융당국과 함께 하는 자리를 갖고 싶다고 하면 만사를 제쳐두고 가서 자리하겠다"며 "다만 그걸 저희가 언제, 어떻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서 저희가 계획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카카오뱅크가 초청돼 비대면 생체인증 활성화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다른 은행도 관심이 있지만 금감원이 우선적으로 논의를 시작한 게 세 곳이라서 먼저 말씀을 나누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별 은행에서 생체정보를 다 보관하거나 저장하는 경우 시스템 구축이나 보안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금융결제원을 중심으로 공동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 은행권, 은행연합회와 함께 논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동 인프라 구축 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의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시스템 구축을 위한 비용 문제가 회사에 당장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비대면 환경의 조성은 결국 나아갈 수밖에 없는 방향인 건 명백하다"며 "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로드맵에 대해 은행권이 공감을 표시해준 만큼, 공동 인증과 같은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할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당국을 향해 "금리를 너무 미시적으로 조정하려고 하지 말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금융당국 정책이 통화정책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 수장이 매주 통화나 금융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만큼, 서로 다른 입장에서 금융당국의 정책이 취해졌다고 보는 건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 원장은 "이전에 100만원 정도의 금리부담이 있었다면 금리상승기를 접어들면서 200만원 이상의 금리부담이 가해지고 있다"며 "최근 단기자금시장 안정과 상생금융 노력으로 일부 하락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150만원 이상의 부담이 지속되는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이 어떤 강도로 얼마나 빨리 전파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물가안정 과정에서 채무불이행에 빠진 가계가 급증한다든가 하는 과도한 구조조정 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밸런스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한은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CEO에 대한 제재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대상이 누구고, 정도가 어떻게 되는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이미 사전통지가 된 상태라서 행장 등이 제재대상에 일차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는 건 많이 알려진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DLF나 라임 사태 이후 내부통제 미마련으로 인한 법률적 책임의 범위에 대해 법원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이를 중심으로 저희가 사전에 고려했던 절차들을 지금 진행 중인 것"이라며 "결국 금융위를 중심으로 금감원이 협력해서 내부통제 미마련의 위법 기준과 요건을 정하는 절차들이 연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상 외화송금으로 인해 적절한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은 걸 이유로 제재하는 게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사실 신중한 입장이다"라며 "결국 그것과 연계돼서 결론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서는 "새마을금고의 현황이나 추이가 우리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며 "행정안전부 소관이라 하더라도 그걸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 챙겨보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직접적인 관리 권한이 없다"며 "상호금융 등 다른 업권과 준하는 형태로 구체적인 중앙회 데이터나 관리현황을 챙겨볼 수 있는 인적/물적 시스템을 마련해서 잘 챙겨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