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에 레이저 쏘면 진동 분석해서 다시 목소리로 변환"
"이탈리아서 개발한 램폰 시스템...음악 크게 틀어놔도 대화 감지"
"초저주파 소음 연구 결과...호르몬 분비 이상과 스트레스 유발"
◆…과학커뮤니케이터 엑소(우) 사진=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방송 캡처
도청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도청기를 심어놓는 전통적인 방법 외에도 전구 떨림을 분석해 도청하는 일까지 가능해졌다.
과학커뮤니케이터로 활동 중인 이선호(엑소)씨가 13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천장에 매달리는 전구의 미세한 떨림까지 측정할 수 있는 도청 장비가 나왔다며 "이제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전구가 듣는다"고 꼬집었다.
엑소는 "요즘에는 방에 직접 안 들어가도 도청을 할 수 있는 기술까지 나왔다. 목소리는 일종의 음파 파동이다. 파동이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 유리창에 부딪히면 유리창이 미세하게 떨린다. 유리창에 레이저를 쏘면 그 미세한 떨림을 분석해서 다시 목소리로 만들어 변환할 수 있다"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천장에 매달리는 전구의 미세한 떨림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것들이 엄청 첨단 장비 같지만 이탈리아 연구진이 최근에 개발한 램폰(Lamphone)이라는 시스템은 단돈 120만원이면 그 안에 음악을 다 틀어놔도 음악 소리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대화소리까지 다 들을 수 있다"면서 "요즘에는 방 밖에서 몇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이런 특수한 카메라랑 센서 감지 센서만 있으면 정확하게 목소리까지 구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주로 초소형 마이크를 몰래 방 안에 심어놓고 도청했다. 사실 이런 것들은 사람이 결국 몰래 들어가서 장비를 심어야 돼 한계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보통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 주파수 대를 가청주파수라고 하며 약 20~2만Hz(헤르츠)다. 20Hz 이하의 소리는 초저음파, 2만Hz 이상의 소리는 초음파다.
엑소는 저주파·초저주파가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친 실험 사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영국에서 초저주파 발생음을 750명에게 들려주고 실험을 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각이 보이거나 오싹하고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이 연구팀은 귀신이 자주 출몰한다고 말하는 유명한 장소에 가서 초저주파를 측정해 봤더니 대부분의 장소에서 초저주파 소리가 흘러나왔다"고 전했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저주파가 뇌와 신경을 자극해서 호르몬 분비의 이상과 각종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으며 초저주파 소음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해 두통이나 불면증 또는 우울감·불안감 등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엑소는 또 다른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전국을 돌면서 2년간 대중교통 수단의 저주파 소음을 측정했더니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생각보다 심한 저주파 소음이 발생했다"면서 "이때문에 버스나 기차에서 아무리 많이 자도 몸이 찌뿌둥하고 피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산이나 토네이도·쓰나미·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기 직전에도 저주파가 많이 발생한다"면서 "아마 동물이나 사람이 이러한 자연재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도록 진화가 된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