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사실상 도감청 인정…韓이 은폐, 美 방어 급급"
"국익과 안보 해친 김태효 경질이, 국민 향한 최소한 도리"
대통령실 "누구에게 도움되는 일인가" 반박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 [사진=미국 국방부 제공]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을 도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한국에 사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싱 부대변인은 "여러 차례 밝힌 대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국에 대한 우리의 기여는 굳건하며 한국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바로 이 자리에서 들어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종섭 한국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주 통화에서 기밀 문서가 위조됐다는 데 동의했다. 위조 사실에 대한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일부 유출 문건의 유효성(validity)을 질문한 것 같은데, 특정 문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문서가 추가로 조작됐는지를 알기 위해 문건을 평가하고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출자가 한미관계를 훼손할 의도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개인(유출자) 의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수사 중인) 법무부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또 "이 사안은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본질적으로 범죄여서 법무부에 회부된 문제"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된 주방위군 일병 잭 테세이라의 재판을 군사법원에서 할지 민간법원에서 할지를 두고 법무부와 현재 협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동맹국 도·감청 의혹과 관련,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일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소통관은 "유출된 문건에 따르면 미국이 동맹국을 감시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기자의 질문에 "문건의 내용과 일부 문건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미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해야 하고,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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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사실상 도감청 인정…韓이 은폐, 美 방어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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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선임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정호 의원은 "지난 13일, 도감청 문건을 유출한 미국 현역 군인이 체포됐다"며 "제3국이 위조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도감청을 통해 작성한 문건이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다시 '미국이 악의적으로 도감청한 일이 없다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며 "미국 CIA가 한국 대통령실을 도감청하는 주권 침해가 드러났으면 빈말이라도 미국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조작이니, 악의가 없는 도감청이라느니 이렇게 미국을 감싸고도는 행태에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익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의 자격이 의심스럽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미 백악관은 처음부터 문건 유출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지만, 김태효 1차장은 처음부터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 '악의적 도청 정황은 없다'는 등의 억지 논리로, 도청 당사자인 미국 입장 방어에만 급급했다"며 김 차장의 경질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은 오히려 야당과 언론을 향해 '한미동맹을 흔드는 자해행위'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며 "우리 국익과 안보를 해친 김태효 1차장부터 경질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올렸다.
아울러 "대통령실이 야당의 해임요구서를 거부한 것은, '윤석열 안보라인'의 연이은 실패를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17일 민주당이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관련한 김 차장의 일련의 발언을 고리로 해임을 요구한 데 대해 "이게 과연 누구에게 도움되는 일인지 되묻고 싶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앞서 국회 국방위·외통위·운영위·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김 차장 해임요구서를 대통령실 민원실에 전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 차장이 외교 최일선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여러 가지 외교 일정을 챙기고 있다"며 "지금 협상하는 있는 당국자를 물러나라고 한다면 이게 과연 누구에게 도움되는 일인지 되묻고 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