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연속 실언 태영호 따로 불러 경고…언론 인터뷰 자제하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백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을 비공개로 불러 강하게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18일) 태 최고위원을 만나 경위 설명을 들은 뒤, '당분간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말고 부득이한 경우에도 역사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취지로 경고했다고 19일 SBS가 보도했다.

SBS는 부진한 당 지지율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태 최고위원의 발언 논란이 커지면 중도층 표심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에 즉각 진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오는 20일 국민의힘은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전광훈 목사 관련 실언 등으로 연이어 구설에 올랐던 김재원 최고위원과 함께 태 최고위원도 징계 대상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태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한 월간지 인터뷰에서 "지난 구정에 KBS '역사저널 그날' 프로그램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통일정부 수립'을 반대하고 김구 선생은 마지막까지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노력하다가 암살됐다는 식으로 역사를 다룬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을 모르는 사람들이 그걸 봤을 때는 김구 선생이 통일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겠지만, 북한의 대남 전략 전술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민주당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만들려고 독립에 일생을 바친 김구 선생을 폄훼하는 건 파렴치하다"면서 김기현 대표에게 "망언을 계속 방관할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태 최고위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허은아 의원은 SNS에 "당 지도부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방관만 하고 계실 것이냐. 이제는 더 이상 안 된다"며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했고 이용호 의원은 "유튜버이기도 하고 본인의 소신 발언도 해서 올라왔는데 최고위원의 무게감은 좀 다르다. 이런 무게감을 조금 소홀히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의 실언 논란은 전당대회 준비 과정부터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전당대회를 앞둔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제주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라고 주장해 당 지도부로부터 공개 경고를 받았으며 지난 14일에는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고 명기한 일본 외교청서에 대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에 대한 일본의 화답 징표"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자신의 SNS에 민주당을 성 착취 논란이 된 JMS에 비유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