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시다, 'A급 전범 합사'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봉납…참배는 보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2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시작된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 예대제(例大祭·큰 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真榊·비쭈기나무)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NHK는 이번에도 기시다 총리가 전 총리들과 같은 대응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며 총리와 함께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도 공물을 봉납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일본의 과거 '군국주의 상징'이자 한·일 외교 마찰의 원인이 되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냈지만, 자민당 내 온건 성향 파벌인 '고치카이(宏池会)'를 이끄는 그가 직접 참배를 할 가능성은 적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후 2021년 10월과 작년 4월, 8월, 10월에 각각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으나 직접 참배한 적은 없다. 현직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2013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당시 아베 전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한국·중국 등은 물론 동맹인 미국에까지 '일본과 주변국 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실망스러운 조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아베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중 봄 제사, 가을 제사, 패전일(8월15일) 때마다 참배 대신 공물 혹은 공물 비용을 봉납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2차 대전 당시 총리를 지냈던 도조 히데키 등 7범의 전범을 포함, 지난 19세기 중반 이후 전쟁에서 사망한 일본인 240만 명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으며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