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협치 시동(?)… '윤-이' 만남에는 미묘한 온도차
이진복 "윤, 여야 원대 회동 가능" vs 박광온 "이재명 대표부터 만나시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를 예방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축하 난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회동 요청에 이재명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게 순서라며 사실상 거절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일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박광온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진복 수석이) 윤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다"며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면 만날 수 있고, 여야 원내대표가 따로 만나는 과정에서 부르면 (윤 대통령이)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이재명 당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것이 순서"라고 명확하게 얘기했다고 김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예방 공개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는 이 수석에게 "일주일 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축하드린다. 1년 동안 야당 대표 회동 성사가 없었다는 건 저희로선 아쉬운 대목"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 당대표 회동이 정치 복원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대통령이) 각별히 관심 가져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또한 김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여야가 너무 격한 언어로 정치해서 안타깝고 대통령도 마음을 열고 여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여야 간 대화가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도 "대통령실이 좀 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여야가 말을 품위 있게 하자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가 한 데 힘 모으고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할 건 협력하면서 국가 장래 관한 걸 대화해가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모습일 것"이라며 "야당 여당 또 대통령께도 큰 도움이 되지 않겠나 앞으로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 건강하고 건전한 관계 만들어지길 기대하겠다"고 했다.
이 정무수석은 이날 '대통령 윤석열' '축 취임'이라고 적혀있는 축하 난을 전달하며 인사를 나눴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년을 맞았으나 현재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동을 갖지 않고 있어 후보 시절 협치를 하겠다는 다짐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자신의 일대일 단독 회담 등을 제안했으나 윤 대통령은 번번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전임인 박홍근 전 원내대표와의 만남도 성사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원내대표가 선출되자, 대통령실이 회동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