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개미들만 당했다'... SG증권발(發) 폭락 종목 3000억 넘게 사들여

개미들, SG증권발 폭락 사태 이후 11일간 3323억원 순매수

'하따(하한가 따라잡기)' 분위기에 정보 비대칭성 약점 겹쳐 무더기 피해 입어

양정숙 의원 "금융당국 조사 필요... 불법 시 강력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로 연일 급락했던 8개 종목에 대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도한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3000억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정보 비대칭성에 따른 '하따(하한가 따라잡기)'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SG증권발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11일간 관련 8개 종목을 3323억3000만원 어치 사들였다.

종목별로는 다올투자증권(-567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종목을 순매수했다. 삼천리(837억2000만원), 다우데이타(622억2000만원), 하림지주(522억9000만원), 서울가스(382억4000만원), 대성홀딩스(352억2000만원), 세방(303억4000만원), 선광(303억) 순이었다.

반면 외국인은 하림지주(-447억1000만원)·삼천리(-394억5000만원)·다우데이타(-319억5000만원) 등을 위주로 순매도했다. 기관은 삼천리(-438억9000만원)·다우데이타(-342억4000만원)·서울가스(-315억9000만원) 등을 팔아치웠다.

이 같은 대조적 양상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기 반등을 노리고 낙폭이 큰 종목에 투자하는 '하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대거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증권사들이 반대매매를 통해 해당 종목들과 관련한 신용거래 물량이 일부 청산된 점도 투심을 자극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하한가 사태 초반 주가 조작 가능성을 비롯한 각종 시장 정보에서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이 소외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정보 비대칭에서 물량을 떠안은 게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당시 증권가에선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 폭락 2거래일 전 다우데이타 지분을 매도했다는 사실에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양정숙 의원은 "주가조작 정보가 전혀 없는 개인 투자자들은 8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기 시작한 지난 24일부터 순매수에 집중했지만, 관련 정보를 쥐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집중적으로 개인에게 손해를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관과 외국인들이 집중적인 매도세가 불공정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닌지 금융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며, 불법이 발견될 경우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