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가격 상승에 '슈거플레이션' 덮치나... "한 번 더 물가 자극할 것"

설탕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는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향후 설탕 가격이 오르면서 한 번 더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철진 경제평론가는 지난 10일 MBC 경제외전에 출연해 "현재 이상 기후로 설탕 가격뿐만 아니라 밀 가격도 굉장히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설탕값이 12년 만에 최고치고 한국 제당사들도 가격을 올릴 것"이라면서 "주가를 봐도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게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제 설탕 가격은 올해만 거의 25% 이상, 최근 한 달 17% 이상 급등한 상태"라면서 "사탕수수의 나라 브라질의 작황이 좋지 않아 타격을 받았고 인도, 태국, 중국 등 설탕 생산 국가에서도 현재 농사가 잘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단지 기후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인가'를 묻는 진행자 질문에 정 경제평론가는 "우선 기후 때문이고 인도의 경우 설탕으로 바이오 연료에 많이 쓰고 있어 수급도 깨진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작년 한 해는 밀 가격이 높아져 '에그플레이션' 등 농산물 가격이 올랐으나 현재는 안정된 상태"라면서 "그러나 설탕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 제당사들 또한 가격을 올리면서 간신히 낮춰놨던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거듭 우려했다,

앞서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는 일부 식품기업에 설탕 공급가격 인상 협조공문을 보냈다.

계약 시점이 도래한 기업에 차후 계약에선 인상 가격을 반영하겠다는 내용이다. 인상액은 계약 규모와 거래 기간 등에 따라 차등을 두면서 10% 인상을 기준점으로 잡고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제당사로부터 설탕을 공급받는 식품·외식 업체들이 원가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상 가공식품의 경우 원재료비에서 설탕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안팎으로 추정된다. 가뜩이나 가공비, 인건비 등에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조짐이 있는 가운데 원부자재 가격 상승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