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을 포함한 3명의 임대사업자 각각 3~5채씩 매입
2021년 3∼6월 집중적으로 전세계약 맺어...만기 임박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주최 전세사기 피해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5.11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사망한 전세사기 피해자 이모(30)씨가 세들어 산 서울 양천구 목동의 빌라 건물 전체가 전세 사기에 이용된 정황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체 11세대인 해당 빌라는 2021년 3월 신축 직후 빌라왕을 포함한 3명의 임대사업자가 3~5채씩 사들여 전세계약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2021년 3∼6월 집중적으로 계약이 이뤄져 통상 전세계약이 2년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세대의 계약기간이 끝났거나 만기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경찰,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씨는 2021년 4∼5월 5채를 사들였으며 지난해 5월 1채를 팔아 10월 사망 당시 4채를 소유하고 있었다.
나머지 6채 중 절반은 2021년 6월 빌라왕 정모(사망)씨가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강서·양천구에 주택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던 정씨는 2021년 7월 제주에서 돌연 사망했다. 나머지 3채는 2021년 7∼8월에 매입한 또 다른 김모(51)씨 소유로 현재 울산세무서와 양천구청 등에 압류돼 있다.
앞서 피해자 이씨는 지난 8일 세들어 살던 빌라 2층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몸에 일부 외상이 있었지만 유서나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숨진 이씨는 '빌라왕' 김모(사망)씨와 2021년 6월 보증금 3억 원에 2년 전세계약을 맺었다. 3억원 중 2억4000만원은 대출을 받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
이씨는 최근 은행으로부터 전세보증금에 대한 대출연장이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살던 집은 지난해 12월 세금체납으로 포천세무서 등에 압류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