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거부권 건의, 민망하기 짝이 없어, 국민 모독…간호법 공포해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당정이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하기로 한 것과 관련 "해법을 내놓는 당정회의가 아니라 거부권을 건의하는 당정이라니 국민 보기에 참으로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복되는 거부권 행사는 입법부를 무시하는 것이자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간호법 제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대선 공약으로 표를 얻고 이제는 간호사 이기주의법, 또 모자라서 의료체계 붕괴법이라며 압박하고 있다"며 "간호사들의 진심을 왜곡하고 국민을 네 편, 내 편으로 가르는 분열 정치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이어 "대통령의 거부권은 무겁고 또 신중해야 한다. 거부권을 남발하게 되면 거부권의 무게가 너무 가벼워진다"며 "집권당은 본회의에서 통과되지도 않은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대통령에 재의요구를 하겠다면서 미리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거부가 아니라 통합으로 민생에 지친 국민과 국정을 살펴주시기 바란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또다시 국민을 거부하고 독주하는 일이 없기 바란다. 내일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을 정상대로 공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국회에서 가진 쇄신 의원총회 관련해선 "그 내용을 민주당 의원단 이름으로 국민에게 보고했다"며 "보고한 내용은 이재명 당대표, 당 지도부와 깊게 협의해 신속하게 현실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분명한 원칙과 태도로 기민하고 단호하게 움직여 달라, 이게 국민들의 요구였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민주당의 자체 윤리 규범에 따라서 우선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것도 국민의 말씀이다. 또 당내 윤리기구를 보다 더 강화해서 실질적으로 운영해 달라 이런 국민의 요구도 있다"고 짚었다.

특히 "윤리기구를 혁신하고, 지위를 격상해 상시감찰·즉시조사·신속결정이라는 3대 원칙에 따라 앞으로 어떤 일 생겼을 때 대응하겠다"며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능하고 깨끗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檢, 양평 공흥지구가 양평 장모지구라서 손 댈 수 없나"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전날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은 것에 대해 "모든 아내와 모든 장모는 법 앞에 평등하거늘, 내 아내와 내 장모는 법 앞에서 예외인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 최고위원은 "양평 공흥지구가 양평 장모지구라서 손을 댈 수 없는 것인가"라며 "살아있는 권력을 때려잡겠다고 문재인 정부 때 그렇게 설치던 윤석열 검찰은 지금은 살아있는 권력에는 왜 눈꼬리를 내리고 이런 조치를 해야만 하나, 이것이 윤석열식 공정이고 공평인가. 잠시 국민의 눈을 속이고 가릴 수는 있어도 그것이 언제까지 갈지 두고 보겠다"고 비판했다.
 

"尹 공약 파기 공식 선언, 거부권 행사 멈춰야"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 당정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것과 관련 공약 파기 선언·대국민 사과, 거부권 행사 중단 등 당정에 세 가지를 요구했다.

고 최고위원은 "간호협회는 단체 행동을 예고하고 있고 특히 의료 현장 수요에 압묵적으로 진행돼 오던 PA(진료 보조 인력) 업무 거부 등 준법 투쟁 가능성도 있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보건의료체계의 대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첫째, 대통령은 공약 파기를 공식 선언하고 대국민 거짓말에 대해서 사과하라. 간호법은 오랫동안 공론화된 법안이며 지난 대선 때 여야 공통 공약이었다"며 "당시 원희룡 대선캠프 정책본부장도 간호협회와의 간담회에서 후보가 직접 약속하셨다. 정책본부장으로서 공식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와서 간호법을 공약한 게 아니라며 말 바꾸는 건 용납될 수 없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또 "둘째, 제왕적 대통령이 되어 버린 윤 대통령은 묻지마 거부권 행태를 멈춰야 한다"며 "쌀값 안정화법을 거부하더니 간호법도 거부하려고 하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야당이 내놓는 법안은 무조건 거부만 하는 이 정권에 미래를 맡기는 일이 두려울 지경"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셋째, 국민의힘은 야당 발목 잡기를 멈춰달라. 간호법이 복지위에서 의결돼 법사위로 간 게 무려 9개월 전"이라며 "그동안 뭐 하고 본회의 통과까지 된 이후에서야 여당 안을 제시하는 건가. 심지어는 거짓말도 뻔뻔스럽게 한다. 어느 나라에도 없는 법이라고 간호법을 설명하셨던데 전 세계 90여 개 나라가 시행 중이고 국제간호협의회도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무능한 대통령을 보좌하기엔 여당의 실력 또한 안쓰러울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14일 서울 총리 공관에서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연 후 "(간호법은) 보건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해 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심대하다"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간호법에 대해 '의료체계 붕괴법' '간호사만을 위한 이기주의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