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사회 세미나, 보수체계 개선 목청 높아
최근 관세사업계는 과당경쟁으로 인해 낮은 보수요율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인터넷 수출입통관시스템의 발달 등 통관의 전산화에 맞춘 관세사들의 보수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관세사회는 최근 한국관세학회를 통해 연구를 실시하고 그 중간결과발표 형식으로 5일 강남의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통관환경변화에 따른 관세사의 통관보수체계의 문제점과 방안'에 대해 발표한 숙명여대 김두형 교수는 "최근 3∼4년 사이 전문자격사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관세사들간에도 영역잠식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관세사의 공공적인 성격을 보장할 수 있는 보수체계에 대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특히 "지난 1999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문자격사의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늘려야 한다고 권고한 이후 관세사는 무한경쟁 상태로 돌입했다"며 "최근 관세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화주 한명이 아쉬운 실정이기 때문에 화주의 탈법에 동참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연구를 통해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들과 비교해 볼 때 관세사의 보수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고 분석하고 적은 보수에도 화주의 불복신청시 엄청난 추징금을 책임져야 하는 위험한 상황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세청의 혁신, 인터넷을 활용한 최첨단 통관체계가 구축됨에 따라 관세사의 역량강화와 함께 난이도에 따른 적정한 보수를 받아야 함에도 업계간의 과당경쟁을 통해 관세사들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첨단 통관에 발맞춘 관세사의 능력 개발 필요
관세사의 보수체계를 확보 하기에 앞서 보다 높은 위기의식을 갖고 정보화 시대에 따른 스스로의 능력을 키워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론에 참가한 서남대학교 최홍섭 교수는 "통관보수체계라는 말보다는 관세사 보수체계의 확보라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라며 "관세사의 경우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의 문제보다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의 보수를 유지할 수 있을까하는 차원의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특히 "최근에는 자동화, EDI, 인터넷통관 등 최첨단 통관의 시대가 왔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대한 대응체계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 지금의 어려운 관세사 환경을 초래한 것"이라며 "내 거래파트너, 관리당사자에게 자기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주안점을 두고 정보화에 따른 관세사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협회와 개인모두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토론자로 참석한 이선성 세무사는 "세무사의 입장도 관세사와 비슷하다"며 "보수체계의 마련문제를 고민한다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고 시기적으로도 적절한 논의"라고 설명했다.
이 세무사는 "보수체계를 만들어 놓으면 과세관청에서 성실납세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세무사회도 함께 갖춰나가야 할 좋은 방안이다"라고 설명했다.
덤핑, 리베이트 문제 우선 해결돼야
앞으로의 개선방안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특히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관세사들의 경우 보수요율의 법정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보수체계의 문제점인 덤핑, 리베이트 문제의 해결이 중점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서울지부의 한 관세사는 플로어 질의를 통해 "덤핑에 대한 대책 없이는 보수를 확정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외국과 국내의 덤핑사례들을 좀 더 분석해 다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지역의 또다른 관세사는 "현재도 관행적으로 공통인식하고 있는 보수체계가 있긴 있다"며 "문제는 보수체계의 법정화가 아니라 덤핑, 리베이트를 금지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라고 주장하며 "공인중개사의 경우 일반소비자를 위해 보수요율을 결정해 둔 만큼 관세사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보수요율 결정이 요구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광수 관세사회 회장은 "경쟁입찰에 의한 통관계약 체결이나 협회와 관세사가 일관적으로 싸게 계약을 하는 불법적인 부분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부분에 대해 관세사가 직접 나선다면 공정위 등에서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차후에 사무소의 경비에 대한 분석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또 "180만원의 보수를 받고 1억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받는 관세사의 위험성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야 하며 관세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원가가 얼마인지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 고객에 제공하는 비용의 편익 등에 대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