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담배는 '세금 덩어리'다. 2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 붙는 세금과 공과금(소위 '준조세')의 액수는 1500원 이상. 말 그대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나 다름없다.
조금더 '디테일'하게 파고들어 보자. 일단 담배에 붙는 '세금'의 종류는 3가지.
세금의 종류에는 국세와 지방세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담배에 붙는 국세는 판매가격의 10%의 부가가치세뿐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담배의 가격(20개비)이 25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부가세 금액은 227원 수준(공급가액 2273원).
나머지 2가지 세금은 지방세. 641원의 담배소비세가 붙는다.
담배소비세는 원래 국세였지만 지난 1989년 지방재정 확충 목적으로 지방세로 전환, 현재는 시·군 재원확충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물론 흡연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해당 지역의 세수는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
다음으로 담배소비세액의 50%인 지방교육세가 붙는다. 액수는 321원. 흡연자들은 성실한 교육세 납부로 해당 지역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도 톡톡한 공을 세우고 있는 셈.
세금 명목은 여기서 끝. 다음은 각종 부담금 및 기금, 즉 준조세가 붙는다. 종류는 폐기물부담금, 국민건강증진기금, 연초생산안정화기금 등 3가지이며 각각의 액수는 7원(폐기물부담금), 354원(건강기금), 15원(생산안정화기금) 등 총 376원.
도합 6가지에 달하는 세금과 준조세 액수를 합치면 1565원이 된다.
일반 담배가격의 60%이상인 것(유류 세금비중이 담배처럼 높아 항상 논란의 소지를 안고 다닌다). 한 마디 전문적 코멘트를 달면 부가세를 제외한 담배에 붙는 세금과 공과금은 가격변동에 관계없이 일정한 '종량세'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A씨가 하루에 한 갑, 1년 동안 365갑을 피웠다고 가정할 경우 A씨는 22만6665원의 담배소비세를 납부, 지방재정 확충에 기여했고 11만7165원의 지방교육세를 내 지역 교육 질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아울러 8만2855원의 부가세 납부로 국고수입에도 기여한 셈이다.
A씨가 1년 동안 피워 없앤 총 7300개(20개비×365일)의 담배는 총 57만1225원(세금 및 준조세 금액 포함)어치의 '연기값'을 대한민국 정부에 지불하고 공기 중에 사라진 셈.
담배에 이 처럼 많은 세금과 준조세를 부과하는 목적은 일종의 '규제'. 국민건강을 해치는 담배의 유해성을 '가격정책'을 통해 완충하겠다는 명분이 달려 있다.
올해 정기국회에도 건강증진기금을 인상을 통해 전체적으로 담배값을 500원 올리는 내용의 법률안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애연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담배는 '기호품'이다. 다시 말해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피우고 안 피우고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한 금연분위기 확산이라는 담배값 인상 명분은 이 부분에서 설득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치사하기 짝이 없는 '돈'을 매개로 국민 개개인의 선택을 규제한다. 그리고 가격인상을 통해 들어오는 추가적 재원을 노려보겠다? 담배값 인상정책에 스며들어 있는 대한민국 정부의 진정한 '꿍꿍이'는 바로 이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