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곡물협정 만기 하루 전 “2개월 연장 합의”

유엔 사무총장 “세계에 좋은 소식”

우크라 측 “협정 효과적으로 작용 필요”강조

연장 조건 비공개…“러 요구 일정형태로 수용”

러시아 침공 이후 막힌 흑해 항구에서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가능하게 한 흑해곡물협정이 만기를 하루 앞두고 2개월 더 연장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흑해곡물협정 만료를 하루 앞둔 17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협정의 연장을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나라의 노력, 러시아 친구들의 지원, 우크라이나 친구들의 헌신 덕분에 협정이 2개월 연장됐다"며 "이번 합의가 모든 당사자에게 이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연정 협정과 관련해 "세계에 좋은 소식"이라며 "앞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암모니아를 포함한 식품 및 비료 수출이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게 글로벌 공급망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여전히 미해결 문제가 남아있으며 당사국들의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협정 연장을 환영한다"면서도 "이것이 효과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 초 흑해 항구에서 입항 등록을 거부하는 등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위해 흑해곡물협정을 정치적 협상카드로 이용하는 러시아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흑해곡물협정의 연장 조건은 공개돼지 않았지만 타스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의 요구가 일정형태로 수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간 러시아는 서방이 러시아 농업 및 비료 수출에 대한 제한을 해제 하지 않으면 협정의 재연장을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지난달에도 세계 주요 7개국(G7) 장관급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전면 통제하는 강경 규제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자 러시아는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협정 파기를 언급하며 식량 무기화를 암시한 바 있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이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다. 해마다 4500만톤의 곡물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로가 차단된다는 것은 국제 곡물 시장에 큰 위협이다.

흑해 항구는 러시아 침공으로 막힌 이후 식량 위기가 고조되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개로 지난해 7월부터 흑해곡물협정에 따라 항구 중 3곳에 대한 접근이 허가된 상태다.

체결 당시 120일 기한이었던 협정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60일씩 연장돼 오는 내일 18일(현지시간)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