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거버넌스 트렌드 리포트 2023' 발간
상장사 감사위원회, 기업 내 부정 방지를 위한 실질적 역할 필요
4개사 중 3개사 작년 부정 관련 안건 전혀 다루지 않아
삼일PwC 거버넌스센터는 최근 발간한 '거버넌스 트렌드 리포트 2023'(이하, 트렌드 리포트)을 통해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2022년 말 기준 자산총액 1조원 이상 259개 상장기업의 감사위원회의 구성, 전문성, 독립성, 활동성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 중 78%의 기업이 3명으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4명인 회사가 19%, 5명 이상인 회사가 2%로 나타났다.
거버넌스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도 법정 규모는 3인으로 동일하지만 대부분 4인 구성이 일반적이다. 이는 예상치 못한 감사위원의 사임이 발생하는 경우 등을 대비하고 운영에 효율성을 더하는 측면에서도 좋은 선택이며, 최소한 두 명의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를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감사위원의 다양성 측면에서 여성 감사위원의 수에 따른 회사 분포를 살펴보면, 여성 감사위원이 없는 회사가 56%에 달했고, 1인인 회사가 42%, 2인 이상, 3인 이상인 회사는 각각 5개사, 1개사로 소수에 그쳤다.
유럽의 경우 모든 상장기업 사외이사의 40%를 여성으로 구성하거나, 사내 이사를 포함한 전체 이사회 기준 33% 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하도록 의무화하고, 2026년 6월 말까지 비율을 맞추지 않으면 벌금형 또는 명단 공개 등의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와 비교했을 때 다양성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원의 전문성과 관련, 지난해 비금융회사와 금융회사 모두 감사위원으로 활동한 사외이사의 주요 경력 분포를 보면 학계 출신이 각각 32%, 31%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거버넌스센터는 "새로운 산업의 등장과 복잡하고 다양해진 기업의 거래 및 위험 요소, 디지털 기술 활용의 확대와 고도화 등 최근의 경영 환경을 반영하여 사외이사의 전문성 강화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정방지 프로그램에 대한 관리 감독, 감사위원회의 중요한 임무
◆…감사위원회 안건의 주제별 비중.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감사위원회가 부정행위, 법규나 정관 위반 등에 대한 사전 예방 및 사후 조사 등을 수행할 것으로 권고하며, 내부회계관리제도 모범규준에 따르면 감사위원회는 주기적으로 수행하는 내부감사가 부정위험에 대응하기에 충분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장온균 거버넌스센터장은 "감사위원회는 내부감사기구로서 기업의 위험 관리와 감독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정기적이고 정형화된 안건 외에 새롭게 등장하거나 적시성 있게 다루어야 할 이슈를 안건으로 발굴하고 논의에서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부감사부서의 기능 강화와 독립성 제고,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
또한, 트렌드 리포트는 2018년에 외부감사법이 개정된 이후 감사위원에 대한 교육이 정착되고 다양성이 제고되는 등 변화가 있었으나,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사위원회 지원 조직인 내부감사부서의 기능 강화와 독립성 제고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더디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내부감사부서의 책임자는 상시적으로 감사위원회의 감독 범위에 해당하는 사항을 점검하고 이슈 발견 시 적시에 보고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비금융회사의 경우 임원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21%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장 센터장은 "적절한 규모와 전문성을 갖추고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내부감사부서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것은 기업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기업의 상황에 맞게 효율적인 내부감사 기능의 운영 방법을 찾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