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제, 한은·금감원 이중 지원 후 대리시험 합격

같은 날 치러진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채용 시험에 이중지원하고 쌍둥이 형을 금융감독원 시험에 대리 응시하도록 한 한국은행 신입 직원이 적발됐다.

17일 한은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한은에 입행한 직원 A 씨는 지난해 9월 24일 일명 '금융 공기업 A매치 데이'에 한은과 금감원 신입직원 채용에 이중 지원했다.

'금융 공기업 A매치 데이'는 한은과 금감원, 수출입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에서 신입 채용 필기시험을 동시에 치르는 날로 한 군데만 지원할 수 있다.

이날 A 씨는 쌍둥이 형에게 금감원 대리 시험에 응하도록 부탁했고 자신은 한은 시험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대리 시험을 치른 A 씨의 쌍둥이 형은 금감원 1차 필기시험을 통과했다. 이후 2차 필기시험과 1차 면접은 A 씨가 직접 응시해 합격했고 2차 면접만 남겨둔 상황에서 A 씨는 한은에 최종합격했다.

한은에 최종 합격한 A 씨는 금감원 2차 면접에는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은 최근 한 커뮤니티에 쌍둥이 형제의 대리 시험 응시 의혹이 제기되자 감사에 착수했고 내부 조사에서 A 씨가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금감원과 공동으로 A 씨를 형사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A 씨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엄중히 징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르는 유관 기관과 협조해 대리 시험 등 부정행위를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