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18일 지난해 국방부 복무여건 개선사업 감사 결과 발표
일부 방탄복, 군 요구 성능 충족 못했지만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묵인'
생활관 개선사업 및 실내공기질 측정 미흡 사항 등도 적발
◆…감사원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실시한 국방부의 복무여건 개선사업에 대한 공개감사와 실지감사 결과는 18일 발표했다. 군납 방탄복 성능 미흡, 병영생활관 공기질 관리 등 부실한 점이 드러나 관계자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조세일보 자료사진］
감사원은 국방부의 복무여건 개선사업에 대한 공개감사와 실지감사를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실시한 결과 이러한 문제점들이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장병 복무여건 개선 추진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2021년 12월 A군수업체로부터 방탄복 5만6280벌, 107억7800만원어치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는 방탄복 납품 계약을 맺은 A업체가 성능시험을 하는 특정 부위에 방탄 소재를 추가로 덧댄 사실을 알고도 제작하도록 승인했다. 감사원이 시험한 결과 일부 방탄복이 군의 요구 성능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탄복 납품 계약을 맺은 A업체가 성능시험을 하는 특정 부위에 방탄 소재를 추가로 덧대 사격시험을 통과했고 품질보증 기관인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이를 묵인했기 때문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특히 국기연은 A업체가 방탄복의 성능을 조작한다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이를 무시하고 성능 충족 판정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품질보증 업무를 소홀히 해 100억 원에 달하는 '성능미달' 방탄복이 군에 보급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기연에 품질보증업무를 소홀히 한 관련자 2명을 문책·징계하도록 요구하고, 방위사업청에는 해당업체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통보해달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육군의 병영생활관 개선사업에 대해서도 미흡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육군은 지난 2021년부터 'GOP 소초 병영생활관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장병 거주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1인당 바닥 면적 등을 고려해 사업 우선순위를 평가하지 않고 건물 노후도를 주요 판단기준으로 해서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육군과 협의해 사업 우선순위를 재산정한 결과 우선순위 283위 이내 사업 중 76개가 2027년까지 사업계획이 없는 등 거주여건과 개선사업의 연계가 미흡하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감사원은 육군참모총장에게 거주여건과 GOP 소초 병영생활관 개선사업의 연계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군 장병들이 먹는 물과 마시는 실내 공기질을 검사하는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조사에 따르면 육군은 우라늄을 검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고 최근 3년(2019~2022년)간 분기당 554~793개 급수원을 검사하면서 분기당 2~31개 검사를 누락했다.
또 국방부는 실내공기질 관리대상 2772개 중 503개를 측정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고, 장병들의 이용 시간이 짧은 도서관 등은 8개 항목을 측정하도록 했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생활관은 미세먼지만 측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341개 지점을 선정해 공정시험기준에 따라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41개 지점에서 라돈(3건) 등 총 4개의 오염물질 43건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감사원은 국방부에 실내공기질 측정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주의할 것을 요구했으며, 합리적인 실내공기질 관리기준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