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된 한·포르투갈 조세조약 개정…과세권 넓혀, 세부담 낮춰

한-포르투갈 이중과세방지협약 개정 협상 타결

"양국 경제교류 확대, 국내 과세권 확보에 기여"

기획재정부는 18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한-포르투갈 조세조약(이중과세방지협약) 개정 제2차 교섭회담'을 통해 전체문안·의정서에 합의하고 가서명했다고 밝혔다. 양국 간 이중과세방지협약은 1997년 발효된 이후 한 번도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재부는 "발효 후 장기간 경과로 변화된 경제 관계·국제기준 등을 반영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했다.

합의가 이루어진 협약에 따라 양국은 법인 간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지국 제한세율을 법인(지분율 10% 이상 2년간 보유)간 10%에서 5%(지분 25% 이상 1년간 보유)로, 이자소득의 제한세율은 15%에서 10%로 내린다.

양국은 또 수출금융 관련 이자를 원천지국 면세대상에 넣는다. 기재부는 "수출지원 및 과세권 확대 등을 위한 조치"라고 했다. 우리 해운기업 국제운수소득에 대한 과세권 확보 차원에서 국제운수소득에 '나용선 임대소득 외 컨테이너 임대 등의 소득'도 포함하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원잠식 방지(BEPS) 권고에 따라 고정사업장 제외 요건도 강화된다. 합의안엔 예비적·보조적 활동 판단 강화, 관계기업을 이용한 PE(고정사업장) 남용 방지, 계약체결대리인 범위 확대 등을 담았다. 여기에 본·지점 간 독립기업·정상가격 원칙 적용을 명확히 한 OECD 모델조약 개정사항도 반영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또 2018년부터 시행된 국외전출세의 과세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외전출세 부과 자산을 실제 양도했을 때 이중과세를 조정하기로 했다. 현재 거주자가 이민 등을 이유로 국외전출시 자산(국내주식)은 양도한 것으로 간주해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데, 전출 후 해당 자산을 실제 양도했다면 전출 후 발생한 양도소득 부분만 새로운 거주지국에서 양도세를 매기게 된다.

기재부는 "이번 타결된 조세조약은 양국 간 수출·투자 등 경제교류 확대 및 우리 과세권 확보에 기여할 것"고 봤다. 그러면서 "포르투갈 입장에서 수출금융 관련 이자 원천지국 면세, 국외전출세 이중과세 조정은 최초 체결례로, 경제교류 확대에 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조세조약은 향후 양국의 정식 서명, 국회 비준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