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서식에 좋은 환경되면서 도심 발견 늘어
배우 임강성...파주 집 앞서 살모사에 물려
유혈목에 물리면 두통·실신·신부전 일으켜
◆…쇠살모사 자료사진=환경부 제공
최근 서울 도심과 수도권 아파트 단지에 뱀이 출몰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뱀이 전기 설비를 건드려 전기 공급이 중단된 데 이어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아이들이 길이 1m 남짓의 독사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배우 임강성도 산책 중에 살모사에 물려 영화 행사에 불참한 소식을 전했다.
임강성은 31일 SNS에 "많은 분들이 연락 주셔서 일일이 답변 드리기 힘들어 소식을 남긴다"며 "동네 잠깐 나갔다가 발을 독사에 물려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글을 올렸다.
2일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에서 2021년까지 최근 4년간 서울‧경기 지역 119안전센터에서 뱀 출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건수는 총 9638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1703건 △2019년 2098건 △2020년 2781건 △2021년 3056건으로 매년 신고 건수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뱀이 출몰하는 원인으로 도심에도 그늘, 풀숲이 늘어나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5~6월에는 뱀이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시기로 날이 따뜻해지면 낮은 지대로 내려오는 습성을 지니고 있어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경우가 많다.
또 뱀 포획을 법으로 금지하고, 뱀을 보신용으로 먹는 사람이 줄어든 것도 주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현행 야생 생물 보호 및 관리법'과 시행규칙에서는 보호종을 함부로 포획하거나 채취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살모사·쇠살모사·까치살모사·북살모사·누룩뱀·구렁이·유혈목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주로 개구리 등을 잡아먹기 위해 하천 주변에 모여들거나 경작지에서 목격된다. 이중 살모사·쇠살모사·까치살모사·북살모사·유혈목은 독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특히 유혈목은 국내에서 흔하게 눈에 띄는 뱀으로 물릴 경우 두통·실신·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뱀은 땅을 기어 다니기 때문에 소리와 진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뱀을 만나게 되면 땅을 구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자극을 줄 수 있는 행동을 삼가고 뱀이 다른 곳으로 갈 때까지 기다리거나 반대 쪽으로 우회해야 한다
뱀에 물리면 먼저 119에 신고한 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물린 부위를 절개하고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행동이나 소주·된장·담뱃가루 등을 상처에 바르는 민간요법은 삼가하고 깨끗한 물로 씻어낸다. 독이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해 수건 등으로 고정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