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상푸(李尙福)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4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리상푸(李尙福)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이날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고 중국의 내정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이미 공인된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이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빈껍데기로 만들려는 어떠한 행위도 터무니없고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 부장은 "민진당 당국이 외세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고, 외부 세력이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며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려는 것은 대만해협의 정세 긴장을 조성하는 근본 원인이자 대만해협의 현상을 바꾸려는 가장 큰 골칫거리라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반드시 통일돼야 하고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며 "이것은 인심이 지향하는 바이자 대세의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리 부장은 "우리는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으로 평화통일을 쟁취할 것이지만 무력 사용 포기를 절대 승낙할 수 없다"며 "만일 누군가 감히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 한다면 중국군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어떤 적이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아무리 많은 대가를 치르더라도 국가의 주권과 영토완정(통일)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그는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에서는 모든 국가가 자유롭게 항행, 작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크든 작든 모든 국가는 합법적인 해상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양국 군 사이의 위기관리를 위해 더 나은 방법을 찾지 않는 것이 깊이 우려스럽다"며 미국과 중국 간의 열린 소통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더 많은 대화를 나눌수록 위기와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오해와 오판을 피할 수 있다"며, "책임 있는 국방 지도자들은 항상 대화해야 하고 대화하기 적합한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새로운 냉전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경쟁이 절대로 충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번 회의 기간 오스틴 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과의 회담을 제의했지만 중국의 거부로 무산됐다. 지난 2일 개막식을 겸한 만찬에서 양국 장관이 악수하고 짧게 인사하는데 그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미국 해군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중국 인민해방군 군함이 150m 거리 내로 접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이지스 구축함 정훈함(DDG-93)이 캐나다 해군 호위함 HMCS 몬트리올(FFH 336)과 함께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지스 구축함 루양Ⅲ함이 정훈함의 좌현을 추월해 뱃머리를 가로질러 150야드(137.16m) 거리까지 접근했고, 정훈함이 10노트(시속 18.52㎞)로 속력을 낮추면서 충돌을 피했다.
이번 중국 군함의 미 군함 접근은 지난달 26일 중국군 J-16 전투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비행하던 미군 RC-135 정찰기의 기수 앞으로 근접 비행한 이후 8일 만에 벌어진 군사적 신경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