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댐, 러 통제하에 있었지만 무슨 일 일어났는지 단정할 수 없어”
양측 책임 공방 가운데 “러 소행” 지목한 EU·나토와 비교돼
◆…공격받고 있는 카오후카 댐의 인공위성 사진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6일(현지시간) 카호우카 댐 폭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것과 비교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정책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우린 러시아가 댐 폭발에 책임이 있다는 보도를 봤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폭발 당시 러시아군이 댐을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통제하고 있었지만, 미국 관리들은 폭발이 의도적인 발생이었는지 판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커비 조정관은 "카호우카 수력발전소 전력을 공급하는 댐의 파괴는 생명에 대한 피해 외에도 우크라이나 에너지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국 측이 피해를 본 우크라이나 시민들에게 원조를 제공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파트너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엔 주재 미 대표부 로버트 우드 대사 또한 이날 기자들에게 댐 폭발에 대한 책임과 관련해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EU와 나토는 이번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로 지목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러시아의 전쟁범죄라고 규탄했으며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잔인무도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카우호카 댐 파괴 후 범람한 드니프로 강에서 주민이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앞서 이날 오전 카호우카 댐이 폭파돼 홍수가 발생했다. 당시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댐 주변에서 연쇄적으로 폭발이 일어나며 물길이 솟구치는 모습이 담겨있다.
1956년 드니프로강에 카호우카 수력 발전소의 일부로 건설된 이 댐의 높이는 30m, 길이는 3.2km에 달한다.18㎦ 규모의 저수지는 현재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 쓰이는 냉각수의 공급원이기도 하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댐 파괴를 두고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군사령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 점령군이 카호우카(댐)를 폭파했다. 파괴의 규모, 물의 속도와 양, 그리고 침수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밝힌 반면 러시아 UN 특사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매우 위험한 고의적 사보타주"라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