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토막난 HMM 주가...소액주주 "헐값 매각하려고 주가 낮추나"

9일 소액주주연대 집회 예정

주가 5만600원→1만7910원 내리막길

2조7000억원 CB 주식전환 우려

HMM 소액주주연대가 오는 9일 집회를 열고 김경배 HMM 사장에 대한 규탄에 나선다. HMM 주가가 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나자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이 일부러 주가를 하락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MM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파크원 HMM 본사 앞에서 '인위적 주가하락에 대한 집회'를 개최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를 주축으로 HMM 소액주주 10명가량이 참여한다.

이들은 HMM 시가총액이 8조원대로 보유현금(14조원)에도 못 미친다며 HMM 경영진이 헐값에 매각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렸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과정이 불투명하다고도 비판했다.

HMM의 지난해 매출액은 18조5828억원으로 전년대비 34.71%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1년새 35%, 89%씩 늘었다. 그러나 주가는 5만600원을 고점(21년5월27일)으로 내리막길을 걸어 2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5일 종가는 1만7910원으로 고점 대비 64.6% 급감했다. 2년 만에 3분의 1토막 난 것이다.

주주연대는 HMM 주가하락의 배경으로 한국산업은행(지분 20.96%)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가 보유한 영구채가 불확실성을 유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산은이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만 2조6800억원에 달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오는 10월 금리 조정(스텝업) 조항이 발동되는 영구채 2건의 권면총액은 1조원 규모다. 내년에도 총 9600억원 규모 CB 3건의 금리 스텝업이 이뤄진다. 2025년 4월에 금리가 가산되는 CB는 7200억원 규모다.

소액주주 A씨는 "정부는 영구채를 주식 전환하지 않으면 '배임'이라는 논리로 주식 전환해 50만 소액주주의 주주가치를 희석시켰다"며 "남은 CB도 전환될 거란 우려로 외국인투자자의 공매도도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B 조기상환 여부에 따라 적정주가 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환사채 등 희석가능 주식수가 현 주식수의 110%에 이른다"며 "올해에만 40%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HMM 매각 진행상황이 불투명하다"며 "정부의 전환이나 행사, HMM의 상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영구채가 전환 또는 행사될 경우 자본총계 주당순자산가치(BPS) 3만1185원, 자기자본이익률(ROE) 6.6%, 적정주가 2만원이 예상된다"며 "상환을 허용한다면 자본총계 BPS 2만488원, ROE 7.0%, 적정주가 2만8000원을 제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