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훈계로 들을 이유 없어…최근 한중 관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중국 측 불편함 싱하이밍 대사가 표현…냉정한 시각에서 양국 관계 복원 노력"
與 "文의 중국몽(夢)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해…李, 어느 나라 정당의 대표인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이재명 대표를 만나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을 일방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해 훈계를 듣고 온 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 훈계로 들을 이유가 없다. 일부가 자꾸 그런 프레임 만드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에서 그 부분을 자꾸 지적하는데 본질을 흐리는 워딩이다. 훈계는 말이 안 된다. 개인적으로 싱하이밍 대사를 잘 아는데 그렇게 훈계적으로 얘기할 만한 인품을 가진 분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싱 대사는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로 이재명 대표를 초청해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처리할 때 외부의 방해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며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다.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훈계는 말이 안 된다"며 "싱하이밍 대사의 얘기는 물론 주재국 대사가 그런 발언을 한 게 적절하냐 여부는 논란이 될 수 있겠지만 최근 한중 관계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항"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이어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일본 대사도 얼마나 노골적으로 우리 관계에 대해서 불편한 얘기를 했었나. 과거 주한 미국대사의 경우도 굉장히 노골적인 발언을 한 적도 있다. 국회의원들을 불러다 놓고 자기 미 대사관 관저에서 내정 간섭적인 발언도 한 적도 있다. 그런 발언들이 공개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런 발언이 나올 정도의 동북아 상황, 한중 관계, 한미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태도가 훈계다, 이런 식의 접근을 해서 또 다른 상황을 악화시키기보다 이 문제를 어떻게 우리가 슬기롭게 국익에 맞게 한중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거냐 하는 노력들을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 될 때"라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정부에 들어와서는 더 노골적으로 한미 동맹 중심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측의 불편함을 싱하이밍 대사가 표현한 것 같다"며 "최근 윤석열 정부 내에서도 한중 관계를 어느 정도 복원시키지 않으면 경제 문제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동북아시아 지역의 문제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서로 감정적으로 다룰 문제가 아니라 좀 더 냉정한 시각에서 양국 관계를 다시 복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초청을 받은 것이냐, 초치가 된 것이냐'는 우려 섞인 비판에 나오는 데 대해 "유튜브 중계된다는 자체는 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통상 공식적으로 할 때는 대사가 대표실로 오고, 비공식일 땐 관저로 와서 만나는데 이걸 유튜브로 생중계한 것 자체는 '글쎄' 하는 생각은 든다"며 "외교적으로 이런 만남들은 그동안 일상적으로 있어 왔지만 동영상을 통해서 공개되다 보니까 이게 형식에 맞냐, 안 맞냐 이런 논란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형태로 여야 정치인들이 가서 대사와 다양하게 격식에 구애받지 않은 대화를 하는 게 맞다. 그런 것들까지 문제 삼으면 우리의 외교적 노력을 수단을 좁힐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어제 일본의 해양수 방류 관련 논의했고 중국이 지금 강력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목소리를 낸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외교적 의미도 있는데 이런 문제를 격식 문제로 해서 본질을 흐려버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9일 "중국은 높은 봉우리, 대한민국은 낮은 골짜기"라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대주의적 중국몽(夢)에서 민주당은 5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듯하다"하며 이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삼전도의 굴욕마저 떠올리게 할 정도"라며 "싱 대사는 '중국 패배를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며 겁박에 가까운 말도 내뱉는가 하면, '북한 도발과 한미 훈련 동시 중단'을 이야기하며 국가안보에 훈수까지 두는 외교적 결례까지 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쏟아지는데도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로서 항의는커녕,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공동 대응책을 강구해 봤으면 좋겠다며 정쟁과 선동의 불씨가 꺼질세라 급기야 중국에 손을 내밀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당 공식 유튜브를 통해 30분간 생중계까지 했으니, 민주당이 대놓고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중국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할 기회를 제공한 셈"이라며 "국민께서는 지금 이재명 대표에게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의 대표냐고 묻고 계신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