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담당 기자간담회 "우크라 병력 손실, 러 10배…재앙 가까워"
"우크라 지원 서방 무기고 고갈...한국과 이스라엘도 곧 바닥날 것"
"러 본토 공격 막기 위해 우크라에 예방구역 설치 검토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자국 매체 전쟁 담당 기자, 군사 블로거 및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또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느라 서방의 무기고가 바닥났다고 지적하면서 "그나마 재고가 남아 있는 한국과 이스라엘도 곧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매체 전쟁 담당 기자, 군사 블로거 및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가 지난 4일 반격 작전을 시작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서방이 제공한 장비의 25~30%를 손실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차 160대를 손실한 반면, 러시아는 54대만 손실했고 이들 중 일부는 수리가 가능한 정도의 손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전체 병력 손실 역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10배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 사상자 중 전사자와 부상자의 비율이 50대 50 수준"이라며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손실은 재앙에 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4개 방면으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어느 곳에서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강 하류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이 폭파로 파괴된 사건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러시아는 댐에서 폭발을 목격하지 못했지만 우크라이나가 의도적으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미사일로 댐을 공격했을 수 있다"며 "아마도 댐 내부에 뭔가 심어졌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는 댐 파괴에 관심이 없었고 사건 결과로 새로운 러시아 영토가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며 "물 공급을 포함해 댐 파괴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 전후로 잇따르는 우크라이나 접경 서남부 본토에 대한 공격에 대해선 "이들 공격은 다른 지역에 있는 군사 자원을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다"며 "만약 공격이 계속된다면 공격이 본토에 도달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 내에 '예방구역(sanitary zone)'을 설치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본토 공격과 관련해 제기된 계엄령 선포 주장에 대해선 "어떤 문제는 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처럼 계엄령을 선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병력 상황에 대해선 계약병 모병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15만 명을 모병하고 6000명의 자원병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또한 징집병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전차용 열화우라늄탄을 제공하기로 하고 미국도 같은 방침을 검토 중인 데 대해선 "선제적으로 행동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우리도 이들 탄약을 갖고 있고, 필요한 경우 대응으로서 이들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창고에 있는 모든 무기를 꺼내 갔다. 한국과 이스라엘에만 재고가 있지만 그마저도 곧 바닥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우회 지원설'이 제기된 한국을 거론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속임수 때문에 흑해 곡물 협정의 탈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방이 러시아 농산물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우리를 속였기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해 곡물 및 비료를 수출할 수 있도록 협정을 맺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평화 협상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면서 "전쟁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