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3000억원 적립...年수익률 12.41% 수준
수익률 상위권에 증권사 상품 다수 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12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퇴직연금 시장은 2019년 200조원을 돌파한 뒤 작년말 336조원 규모로 지속 성장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338조원 규모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방법으로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확정기여(DC)형과 IRP(개인형퇴직연금) 가입자가 적용 대상이다. 작년 7월 도입됐으나 상품 승인과 전산망 구축 등을 마치고 1년 뒤인 이날부터 본격 시행된다.
1년의 유예기간 동안 디폴트옵션은 정부 기대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3월말 기준 41개 금융기관이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279개 디폴트옵션 상품 중 135개를 실제로 판매·운용 중이다.
1~3월에 25만명이 디폴트옵션 상품에 가입했고, 약 3000억원의 퇴직연금이 적립됐다. 운용 중인 상품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3.06%로, 연 환산 시 12.41%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초저위험 상품에 가장 많은 약 2500억원의 적립금이 유입됐다. 초저위험 상품의 3개월 수익률은 1.11%였다.
실적배당형 상품이 포함된 저위험·중위험·고위험의 적립금은 약 500억원이다. 3개월 수익률은 각각 2.33%, 3.22%, 4.81%다. 위험등급이 올라갈수록 수익률도 상승하는 모습이다.
퇴직연금 시장은 은행 52%, 보험 25%, 증권 23% 수준으로 은행 위주였지만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증권업계의 활약이 눈에 띈다. 실제로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개월새 4.11% 증가해 은행(+2.39%), 보험(-0.55%)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초저위험 중 3개월 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삼성증권(1.15%), 현대차증권(1.15%), KB증권(1.14%), 하나증권(1.14%), 미래에셋증권(1.13%), 신영증권(1.13%)에서 출시됐다. KB손해보험을 제외한 7곳 모두 증권사였다.
저위험 상품은 삼성증권(4.02%/2.26%), 미래에셋증권(2.79%), 신한투자증권(2.72%/2.53%)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대구은행은 2%대 수익률을 보였다.
중위험 중 3개월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 중에는 신한투자증권(4.17%/3.87%), KB증권(3.76%), 삼성증권(3.71%), 미래에셋증권(3.64%)이 포함됐다. KB손해보험, 미래에셋생명 등 보험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고위험 상품의 경우 한화투자증권(6.71%), 신한투자증권(6.20%), 하이투자증권(5.92%), KB증권(5.69%), 삼성증권(5.11%), 현대차증권(4.92%)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디폴트옵션 고객의 6개월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연 환산 수익률이 최대 10.71%였다고 발표했다. 원리금보장상품 금리 대비 2배 수준이다. 고위험 상품을 선택한 비율은 남성이 8%로 여성(4%)보다 높은 위험선호 성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른 안전투자 선호와 연말 고금리 영향으로 초저위험 상품에 적립금이 몰렸다"면서도 "장기투자를 통한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제도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디폴트옵션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교육 강화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지난해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 12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6.9%가 디폴트옵션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내용을 잘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도 41.8%에 달했다. '잘 알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31.3%에 그쳤다.
박영호 이사는 "디폴트옵션을 통해 퇴직연금의 장기운용 방향이 잘 정립되려면 상품을 선택하는 가입자의 충분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가입자들은 장기투자, 자산 배분과 위험관리 원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디폴트옵션 상품을 신중하게 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