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된 김수현 “尹정부, 정책보복 멈추고 일에 집중하라”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서 부당압력을 행사 혐의로 검찰로부터 기소되자, 김 전 실장은 "현 정부는 전임 정부에 대한 정책 보복을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김 전 실장은 19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책 보복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가"라며 "이제라도 정책보복을 멈추고 자신들의 일에 집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태훈)는 이날 오전 김 전 실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에너지전환TF팀장을 맡았던 시기에 채희봉 전 산업정책비서관과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공모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주도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월성 1호기는 (안전성 문제에 있어)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부터 논란이 됐다"라며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지난 2016년 경주지진, 지난 2017년 법원의 안전성 우려 판결 등이 있었기에, 문재인 (대통령선거) 후보는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공약으로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과 정책실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포함한 에너지 공약 이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청와대 에너지전환 TF팀장을 맡았다"라며 "(그런데) 검찰은 전임 정부에서 공약이행을 위해 주관한 회의를 직권남용으로 몰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에 대해 대통령비서실이 이행 계획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가 이것을 챙긴다는 것인가"라며 "또한 청와대와 각 정부 부처가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한 것을 처벌하려고 한다면, 어떤 공직자가 헌신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이번 기소는 전기요금 인상의 책임을 (전임 정부의) 탈원전 탓으로 돌리려는 현 정부·여당의 정치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한다"라며 "정책 전환과 개혁 노력을 두고 직권남용으로 몰고 가서 고소·고발을 하는 것은 정치보복에 버금가는 정책보복"이라고 반발했다.

김 전 실장은 "검찰로부터 정식으로 공소장을 받게 된다면 (혐의에 대해) 하나하나 따져서 법원에서 윤석열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자신들의 공약 이행을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정책 보복을 멈추고 자신들의 일에 집중하라"고 쏘아붙였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김수현 전 정책실장 기소는 명백한 정치 보복이다.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벌어진 판단을 법으로 단죄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정치 보복"이라며 "이런 식의 수사가 가능하다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친원전 정책 또한 훗날 수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자행한 김 전 실장 기소는 (미래에) 반드시 부메랑이 돼 윤석열 정부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정책 결정을 사법으로 단죄하는 정치 보복의 악순환 시작을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입장문에는 고민정·김승원·김영배·김의겸·김한규·문정복·민형배·박상혁·박영순·신정훈·윤건영·윤영덕·윤영찬·이용선·이원택·이장섭·정태호·진성준·최강욱·한병도·한준호 의원 등 총 21명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