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처,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
◆…국회 입법조사처는 16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국세 신용카드 수수료 면제*완화는 찬반론, 재정부담, 해외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때 붙는 수수료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세 납부는 지방세와 달리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납세자가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현금으로 국세를 내면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결제수단 간 차별이 생기는 셈이다. 현재 국회에는 지방세처럼 신용공여 방식을 활용해서 국세도 카드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다수 국세기본법 개정안이 계류, 논의를 앞두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도입하면 국세의 수납이 지연되면서 국가 재정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16일 내놓은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세의 경우에도 신용카드 납부 수수료를 면제·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신용카드(또는 체크카드)로도 국세를 납부할 수 있었던 건 2008년(제도도입)부터다. 일시적 자금유동성 제약 상태에 있는 납세자의 납부 편의를 위해서였다. 카드 납부에 따른 수수료는 제도 도입부터 납세자가 부담하고 있으며, 수수료율은 1.5%였던 것에서 현행 0.8%(체크카드 0.5%)까지 내려왔다. 신용카드 등을 통한 국세 납부는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신용카드(체크 포함)를 통한 국세납부액은 21조6674억원이었다. 이때 납세자가 부담한 수수료는 약 1662억원에 달한다.
현재 지방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세 납부액을 신용카드사에 일정 기간 신용공여(세금 납부액을 카드사가 운용해 수수료를 대체)하는 방식을 통해, 납세자가 신용카드로 지방세를 납부할 때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미국, 일본 등과는 달리 영국에서는 개인 체크카드를 통해 세금을 내도 수수료가 없다.
◆…(자료제공 국회 입법조사처)
찬성vs반대 의견 분분
국세를 낼 때만 있는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 국회에는 ①지방세처럼 신용공여방식을 활용해 수수료를 납부하지 않도록 하거나 ②영세사업자들에 한해 수수료를 면제 ③수수료를 국가가 부담 ④신용카드업자에게 수수료의 납세자 전가를 금지하는 방안 등 개정안들이 발의되어 있다.
보고서는 "신용카드 납부 수수료를 납부하지 않고 지방세와의 과세형평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신용카드 등을 이용한 국세 납부를 통해 국가도 효과적인 세수 확보 및 행정비용 감소 등의 혜택을 받으므로 납세자의 전적으로 수수료를 부담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국세 신용카드 수수료 면제를 반대한다는 측에서는 재정손실을 우려한다. 보고서는 "지방세와 같이 신용공여 방식을 도입하면 국세의 국고수납이 지연됨에 따라 기회비용 등으로 인해 국가재정에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신용카드 등을 이용한 국세 납부를 통해 납세자는 납세편의 및 기간이익을 향유하고 있으므로 납세자가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정부부처도 반대론에 무게를 두고 있어 실제 법안 통과까지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국세청은 현행 납부대행수수료율에 대해 "영세한 중소 신용카드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 등을 고려해 책정됐고, 신용카드사의 경비 등을 감안해서 신용카드 수수료와 체크카드 수수료가 차등 결정됐다"는 의견을 국회 입법처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체크카드 납부자의 수수료 면제에 대해서는 "체크카드 납부자는 신용카드 납부자와는 달리 결제일까지 납부기한이 연장되는 효과를 누리지 못하나, 납부대행서비스를 이용해서 편리하게 국세를 납부할 수 있다"며 "체크카드 납부자의 수수료 면제 시 그 비용은 결국 일반 국민이 대신 부담하게 되므로 납부대행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납부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