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IB 수익 1.7조원...전년比 45%↓
부동산PF 중·후순위 취급한 중소형사 부실 우려
대형사는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
1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4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 IB업무 수수료 수익은 1조718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조1397억원) 대비 45.3% 감소했다.
IB 업무 수수료 수익은 인수주선 수수료, 매수합병 수수료,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의 합으로 산정했다. 인수주선 수수료는 IPO(기업공개)와 회사채 발행, 매수합병은 M&A, 채무보증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과 관련성이 크다.
고금리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짙어지자 증권사 IB 사업에 있어서도 비우호적인 업황이 계속됐다. IPO와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지만 부동산금융을 포함한 위험익스포저(노출액)의 부실화 부담이 더 크게 작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IB수익이 1963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매수합병 부문에서 923억원으로 가장 많이 벌었다. 상반기 중 나노팀, 마이크로투나노, 파두 등 7건의 IPO 딜을 대표주관하고 제넥신 등 3건의 공모증자에 참여했다.
메리츠증권은 작년 상반기보다 31.8% 감소한 1747억원을 벌어들였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부동산PF 익스포저 중 97%가 선순위 대출로 양호한 상태"라며 "해외 상업용 부동산 중 연체 중인 자산은 없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채무보증 1217억원 등 총 1578억원의 IB수익을 올렸다. 주요 딜로는 신한금융지주 조건부자본증권과 GS건설, 하나증권 등 채권발행 단독 주관이 있다.
KB증권은 인수주선 부문에서 가장 많은 812억원을 벌어들였다. 다만 전체 IB 수익은 1339억원으로 감소폭이 44.6%에 달했다. 상반기중 롯데케미칼 유상증자와 SK쉴더스 인수금융, 시공사 대상 유동성 지원 딜을 수행했다.
삼성증권(1026억원)과 미래에셋증권(663억원)은 각각 25.8%, 28.7% 감소율을 보였다. 삼성증권은 기가비스 IPO와 포스코퓨처엠 회사채 딜을 수행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트루엔과 모니터랩 등 IPO 9건과 쌍용건설 인수자문 등을 맡았다.
하나증권(864억원)과 신한투자증권(659억원)은 49.4%, 44.8%씩 감소했다. 키움증권의 IB수익은 820억원에서 402억원으로 51% 줄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형사가 취급한 해외 부동산은 대체로 중·후순위 포지션이며 오피스가 절반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며 "선순위 담보대출의 리파이낸싱(차환), 가치저하 리스크가 확대되는 만큼 건전성 변동과 회수 여부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형사 가운데서는 하이투자증권(-72.5%)과 현대차증권(-60.5%), 이베스트투자증권(71.3%), 다올투자증권(-91.1%)의 수익 감소폭이 컸다.
김 수석은 "중소형사는 중·후순위성 지방 소재 브릿지론 등 고위험성 부동산금융을 적극적으로 취급하면서 성장해온 탓에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건전성 저하가 두드러졌다"며 "향후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을 통한 익스포저 해소, 부실화 및 회수 여부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부동산PF와 해외 부동산 투자의 부실 우려가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해외부동산 펀드에 투자된 금액이 75조원인데 그중 96% 이상이 기관이나 법인 투자"라며 "공모펀드를 통해 개인투자자가 투자한 금액은 3.1조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