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구이위안 사태, 금융시장 전반 확산 가능성 낮아"... 신영證

中 1위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 디폴트 위기 직면

전문가들, 美 리먼 브러더스 사태에 비유하며 강한 우려 나타내

신영證 "中 부동산 대기업 전반적 리스크 아냐...비구이위안만 악화"

"中은행 NPL 양호...정부와 은행간 정책 비대칭 해소 필요"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 1위 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가능성에 중국 부동산발 세계 금융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앞선 '헝다 사태'와 마찬가지로 이번 '비구위안' 디폴트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영증권은 21일 중국 이슈보고서에서 ▲중국 부동산 대기업의 전반적이 리스크가 아니라는 점 ▲중국 TOP10 부동산 기업 중 '비구위안' 실적만 둔화된 점 ▲중국 은행 NPL비율이 안정적인 점 등을 들어 이 같이 진단했다.

성연주 중국담당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우선 "최근 문제가 불거진 비구위안, 룽창(수낙차이나, 1918.HK), 완다그룹(비상장) 등 일부 부동산 대형 기업들은 2021년 헝다 사태부터 신용리스크 우려가 있었다"면서 "이들 기업은 2016년 3선~4선 도시로의 무리한 사업 확장이 화근이었지만 이에 반해 완커, 바오리 등 부동산 대형 기업들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TOP10 부동산 기업 중 '비구위안'은 지난해 순이익 증가율이 –0.69%, 올 상반기 450억~550억위안 적자전환했다"면서 "지난 1~7월 부동산 판매 증가율이 -31.4%로 다른 대형 부동산 기업과 달리 유독 저조했다"며 다른 대형기업들과 차이점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올 3월 기준으로 중국 국유은행 부실채권(NPL) 비율은 1.62%로 하락세로 사실상 이는 중국 정부와 은행 간의 정책 비대칭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행들이 실제 부동산 민영기업에 대한 융자 등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중국 은행 NPL비율이 '안정적'이라고 부연했다.

성 연구원은 비구위안 디폴트 리스크가 확산된 원인을 크게 ▲부동산 TOP10 기업 중 비구위안만 실적 둔화 및 1월~7월 부동산 판매 실적 저조 ▲이러한 상황에서 4월에 부지매입을 통한 무리한 경영으로 인한 가용할 수 있는 현금 감소 ▲2022년 11월 '금융16조 정책(부동산 기업 융자 지원)'에 따른 은행들의 신용공여가 진행되지 않은 점으로 꼽았다.

당시 10개 은행이 비구위안에 3000억 위안 신용공여를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는 등 정부의 요구와 달리 은행이 협조하지 않아 경제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많은 전문가들이 2021년 말 사실상 부도를 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과 완다(万达·만탈)그룹에 이어 비구이위안 등이 모두 부실기업으로 전락하면서 중국 경제가 급격히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과는 사뭇 다른 주장인 셈이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6일 만기 도래한 10억 달러 채권 이자 2250만 달러를 상환하지 못한 상태로, 오는 30일 이후에도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최종 디폴트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 등 다수의 매체는 이번 사태가 2년 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디폴트위기보다 중국 부동산 시장에 더욱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구이위안은 헝다보다 4배 많은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어서다.

또한 비구이위안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현재 회사채 상환에 큰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힌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성 연구원은 "비구이위안 역시 '헝다'와 비슷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리스크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문제는 '비구위안' 부동산 프로젝트가 '헝다' 대비 2배 이상 규모가 크기 때문에 3선~4선 중심의 부동산 수요 위축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 경기는 이번 부동산 이슈로 인해 경기회복 속도 재차 지연될 것으로 판단(2023년 GDP성장률 5%정도 예상)된다"면서 "오는 21일 (중국 정부의)추가 금리인하 등 부양정책 강도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홍콩 증권거래세 인하 및 1선 도시 부동산 규제 완화 가능성이 높고 소비 등 부양정책도 출시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정부 부양정책이 단기적인 증시 안정에는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요한 부분은 실질적인 부동산 안정화 정책 필요하다"며 "은행과 정부와의 정책 비대칭 해소 및 지방정부 채무 안정화 등 정책이 좀 더 강력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지난 17일 펜앤드마이크는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위기가 중국 내 다른 부동산 업체는 물론 금융권으로도 확산함으로써 '제2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비구이위안이 촉발한 디폴트 위기는 '헝다'가 2021년 말 겪은 디폴트 위기보다 파급력이 훨씬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대만 매체 ET투데이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비구이위안의 금융위기는 헝다를 넘어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보도한 내용과 다른 대만 매체 이핑신문망은 '비구이위안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 규모가 헝다의 4배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위기가 채무 불이행으로 비화할 경우 중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도 전했다.

중국 경제성장의 3대 축으로 분류되는 내수, 수출, 부동산 모두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가 나오면서 안팎의 위기감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성 연구원은 "중국의 7월 경제지표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하며, 특히 7월 산업생산 및 고정자산투자에서 제조설비투자 증가율 둔화폭이 컸다"면서 "8월~9월 경제지표는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추가 금리인하 및 부동산(1선 도시)·금융 등 부양정책이 본격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라며 "중국 인민은행이 21일 LPR금리도 인하할 것으로 보여 8월 LPR금리 인하폭에 주목(평균적으로 5bp~10bp실시)한다"고 밝혔다. 금리인하가 시장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