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막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전달한 영상 연설을 통해 "나는 우리나라가 상업적으로, 또한 필요한 나라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우크라이나 곡물을 대체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선 아프리카 6개국에 2만5000~5만t의 곡물을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운송비 역시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우리나라는 또 한 번 대풍년을 기대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아프리카 대륙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식량 공급국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대신 남아공에 보내고 이날 화상으로만 회의에 참석했다. 앞서 ICC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키는 등의 전쟁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브릭스를 세계 다수의 염원에 부응하는 기구라고 평가하고, 브릭스 틀 안에서 식량 및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평등과 파트너십 지원, 서로의 이익 존중에 대한 원칙에 따라 협력한다. 이것이 우리 기구의 미래지향적 전략적 과정의 본질"이라며 "이 같은 과정은 세계 공동체의 주요 부분인 소위 세계 다수의 염원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세계 시장에 안정적으로 에너지와 식량 자원을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브릭스 안에서의 긴밀한 협력을 구축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러시아는 브릭스 국가를 포함해 믿을 수 있는 외국 파트너들을 상대로 운송과 물류 흐름을 적극적으로 재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객관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탈달러화 과정이 추진력을 얻고 있다. 브릭스 내에서 달러화 거래 비중이 줄어들고 있고, 지난해는 28.7%에 불과했다"며 미국을 견제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아울러 주식·통화·에너지·식량 시장에서 유동성 위기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브릭스가 직면한 과제로 꼽으면서 "이들 문제는 팬데믹 비용을 완화하기 위한 일부 국가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야기됐다"고 비난했다.
한편 최근 러시아에서는 계속된 군비 및 공공 지출 증가, 에너지 수출 제재 등에 따라 루블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한때 루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2루블을 넘었다. 루블화 가치가 올해 들어 30% 가까이 급락하면서 재정 당국이 지난해 이후 다시금 자본 통제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