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 한달새 中주식 16조 팔아 "사상 최대"

"中정부 부양책 너무 많이 오용…투자자들 기대 접어"

"부동산 위기 中 GDP 1%P 이상 낮출 수 있어"

미·중간 긴장 中자산 선호도 낮춰…"정치적 리스크 경계"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와 부동산 위기에 대한 우려로 8월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인 16조 원어치의 중국 주식을 매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거래소 데이터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124억 달러(약 16조 3,700억 원)어치의 중국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2014년 이래 월별 기준 최대 규모다.

이 같은 전례 없는 자금 유출은 중국 정부의 부양책 도입에도 불구하고 연간 경제 활동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의 위기가 중국 제조업 부문이 5개월 연속 위축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제 지표에 따른 것이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 아태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부양책이라는 단어가 너무 많이 오용됐으며 이제 누구도 재정 측면에서의 빅뱅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SPI 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녜스는 매니징 파트너는 "투자자들은 실질 GDP 증가율 5%라는 성장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부동산 위기는 중국 GDP를 1%P 혹은 그 이상 낮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컨트리가든은 지난 30일 상반기 67억 2천만 달러(약 8조 8,900억 원) 손실을 보고한 후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2년 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디폴트 위기보다 중국 부동산 시장에 더욱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컨트리가든은 헝다보다 4배 많은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미·중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서방 투자자들의 중국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것도 원인이다.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한 지나 라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투자할 수 없는 곳"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녜스 매니징 파트너 또한 라이몬도 상무장관의 방중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중 관계 전망이 여전히 어둡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높은 수준의 정치적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