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크름반도 러 해군 사령부 최대 규모 공격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흑해 함대 사령부를 공격해 함정 2척이 파괴되고 해군 조선소에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새벽 발생한 공격은 지난해 개전 이래 러시아 흑해 함대 사령부에 대한 가장 큰 규모로 보인다면서 러시아 점령지 깊이 공격하는 우크라이나군의 능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10발의 순항미사일을 흑해 함대 사령부에 동시에 발사하고 3대의 드론으로 흑해 러시아 전함을 공격했다"면서 "러시아 대공 방어 시스템이 순항미사일 7발을 격추했으며 바실리 비코프 초계정이 무인 드론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가 이례적으로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 공격이 성공했음을 인정한 것은 현지 주민들이 소셜 미디어에 세브모르자보드 조선소에서 발생한 화재와 폭발 장면 사진을 올린 뒤에야 이뤄졌다고 NYT는 설명했다.

크름반도 러시아 임명 주지사 미하일 라즈보자에프는 뒤에 대형 상륙함이 불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라즈보자에프 주지사는 조선소에서 최소 2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날 폭발음은 현지시간 새벽 2시에 처음 시작됐다.

미콜라 올레슈추크 우크라이나 공군사령관은 이번 공격에 장거리 공습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성명에서 "점령자들은 세바스토폴 야간 폭격을 복구하는 중이다. 뛰어난 임무를 수행한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들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임보좌관은 공격에 사용된 무기가 신형 무기임을 시사했다. 그는 성명에서 "흑해의 교역로와 곡물선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기의 사거리를 늘리는 등 우크라이나군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며 "이미 세바스토폴에서 그 성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여름 우크라이나는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장거리 무기를 지원받았으며 우크라이나도 자체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 군사블로거들과 뉴스 매체 바자(Baz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으로 신형 킬로급 공격잠수함 1척 로스토프나도뉴호와 로푸차급 상륙함 민스크호 등을 파괴했다. 러시아 당국자들은 조선소 드라이도크에 있던 두 함정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함대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전날 흑해의 보쿄 시추선을 탈환했다고 밝힌 뒤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러시아는 2015년부터 이 시추선에 레이더와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해 우크라이나 해안을 봉쇄하는 전진 기지로 사용해왔다.

한편 세바스토폴항 공격이 이뤄지던 시점에 우크라이나군은 오데사 지역 항구 및 곡물 저장 시설 등을 공격하는 이란제 드론 44대 가운데 32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올레흐 키퍼 오데사 군사행정책임자는 루마니아 접경 다뉴브강의 항구들이 다시 공격을 받아 민간인 7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