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현동 개발 특혜와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국회는 21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표결을 진행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재석의원 295명 가운데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현재 국회의원 298명 가운데 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와 수감 중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 미국 순방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제외하면 이날 본회의 출석 의원 수는 295명이다. 가결 정족수는 148표다.
국민의힘(110명)과 정의당(6명), 시대전환(1명), 한국의희망(1명), 무소속 의원(2명) 등 120명이 가결 표를 던질 것으로 가정하면 민주당에서 최소 28명만 가결 표에 가담해도 체포동의안은 가결이 예상됐다.
지난 2월 1차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된 바 있다. 당시 출석 의원 297명의 과반인 149명에 못 미쳐 부결됐다. 비명계에서는 이번 표결에서 20표의 무효·기권 이탈표가 찬성표로 갈지 여부에 따라 체포동의안 가결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반란표가 나오면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표는 오늘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며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과 메시지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문병하러 온 박광온 원내대표를 만나 향후 당을 통합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가 "총선 태스크포스(TF)도 다양한 의원들로 구성되게 노력한 바 있으니 앞으로의 당 운영에도 다양한 의견을 모아내고 통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메시지를 본회의 직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전달하고 "당 혁신의 필요성을 적극 고려해 이 대표와 제가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오늘 체포동의안은 부결에 투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전날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검찰이 정치공작을 위해 표결을 강요한다면 회피가 아니라 헌법과 양심에 따라 당당히 표결해야 한다"며 "검찰의 영장청구가 정당하지 않다면 삼권분립의 헌법질서를 지키기 위한 국회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의 부결을 요청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8일 백현동 개발 특혜와 대북송금 의혹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이 있다. 이날 체포동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한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표결에 앞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이유를 발표하며 범죄사실 요지를 설명하던 중 야당 의원들의 거센 고성 속에 막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서면 제출하기로 했다.
한 장관은 체포 필요성에 대해 "대장동 위례 그리고 오늘의 백현동 사업 비리까지 모두 이재명 의원이 약 8년간 성남시장 시절에 잇따라 발생한 대형 개발 비리 사건들"이라며 "지방자치 권력을 남용해서 자신의 측근들이나 유착된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천문학적 이익을 주는 범행의 방식이 대동소이하다"고 했다.
이어 "하위 실무자들에 대한 책임 전가 등 행태와 허위 증거 제출 등의 대응 방식도 매우 유사하며 이러한 갖가지 사법 방해 행위들의 최대 수혜자는 이재명 의원이었다"며 "한 번은 우연일 수 있지만 이재명 의원 범죄 혐의들은 동일한 범행과 동일한 사법방해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또 "이 사건은 다수의 관련자가 조직적으로 관여한 범죄로서 이 의원의 정치적 지위와 지금까지의 수사 과정 등을 고려하면 공범들이나 참고인들에 대한 회유와 압박을 통한 증거 인멸의 염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